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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렇게 서른이 된다
편채원 지음 / 자화상 / 2018년 4월
평점 :
서른이 된 작가가 쓴 에세이.
결혼한 사람의 서른과 결혼계획도 없는 사람의 서른의 느낌은 조금 다른 것 같다.
나는 스물넷에 입사하고
스물다섯에 결혼하고
스물일곱에 첫째를 낳고
서른하나에 둘째를 낳았다.
이 네 가지 모두 진행중이라
19년째 재직중, 결혼 18년차, 큰아이 16살, 작은아이 12살이다.
스물다섯부터 갑자기 인생이 변했고, 아무 것도 모르는 백지상태로 아내, 며느리, 엄마, 워킹맘으로 정신없이 지냈다.
그걸 몰랐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내가 정신이 없었구나.
서른 즈음에 그동안의 나에 대해 뒤돌아볼 시간도 없었구나.
그냥 아이만 보며 살고.
잘 해내지 못 하는 며느리역할을 버거워했고.
근무스케줄에 맞춰 일어나고 잠들고.
그냥 그렇게 살아왔구나.
이렇게 서른으로 넘어갈때쯤 대단한 에세이는 아니더라도
나만을 위한 기록, 생각을 적어두지 않았음이 조금 후회스럽기도 했다.
내 예전 sns나 사진첩을 보면 온통 아이들 얘기 뿐이니.
이제라도 나만을 위한 기록을 남겨보고 싶다. 멋지지 않더라도.. 소박하게.. 조금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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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그렇다.
내가 공감할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으면서도
나를 생각하게 한다.
나이가 다르다는 것과 나와 다른 인생이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그렇게 조금 일찍 또는 조금 늦게 서른이 되고 마흔이 되는 것이다.
온전한 나만의 서른을 그리고 그 이후의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책.
이게 에세이의 힘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