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에 대한 개똥철학
     
가을이 저만치 간다
     
멀어져 가는 도심 속 거리
바람을 스치며 떠다니는
무수한 개개인 속에 감추어진 
들숨과 날숨들
느끼지 못하며 싸바리는 것들
무감각 속에 흘려보내것지
     
왜 

여기서 싸바리고 있는가
     
들판에 돋아나는 숲 풀들 
자기들의 아름다움으로 싸바리는
정작 우리네들은 끙끙대며 싸바리는  



     
무엇이 그리 허접했는가
     
신의 의도는 이런 허접함이 아니었으리
     
모든 만물은 싸바리며 
돌고 돌아 자신에게 
     
유독 똥을 똥처럼 싸바리는 순수
오만 잡똥을 싸바리며 
뭘 그리 헤메며
     
가을이 저만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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