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 상담을 마치고 사무실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생각에 잠긴다.

장애인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참으로 힘들다는 것을 말이다.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기의 육체적 트라우마에서 오는 정신적 갈등은 참으로 살아가면서 지울 수가 없는 것인가! 또 장애인을 바라보고 느끼는 시선들을 무시하며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것들을 넘어서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장애인들이 세상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장애를 아름답게 인정하고 당당하게 대처하며 살아갈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그렇게 생각에 잠겨 있는데 사무실 전화벨이 울린다

여보세요. 마음치유상담소입니다.

오빠! 나야.

. 아름?

아빠가 갑자기 오늘 오빠 사무실로 찾아간다고 나한테 전화 하셨어.

시중은 아름의 뜻밖의 말을 들으며 당황한 듯 눈이 커지며 목소리가 작아진다.

몇 시 쯤 오신데?

아마 지금 쯤 도착하실 때 됐을 거야?

알았어. 너도 빨리 와?

. 지금 나갈 준비 다 했어.

그래. 그럼 아버님 오시면 내가 우리 가끔 가던 일식집에 모시고 가 있을게 거기로 와?

알았어. 오빠! 끊어.

잠시 있으니 사무실 문을 노크하며 들어서는데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 남자가 들어온다.

시중과 마주치며 인사를 한다.

여기 강 시중씨 라고 있나요?

. 안녕하세요. 제가 강시중입니다.

시중이 반은 혼이 나간 상태로 아름의 아버지를 처음 마주하며 인사를 한다.

아름의 아버지는 시중을 보더니 눈을 크게 뜨며 순간적으로 머리부터 발까지 스캔을 한다.

자네가 강시중인가?

. 앉으시지요?

아름의 아버지는 부리부리한 눈으로 시중을 보며 소파에 앉는다.

시중은 먼저 차 한 잔 하시겠냐고 물어본다.

커피!

시중은 커피를 타서 아름의 아버님에게 건네면서 말을 한다.

아버님! 저녁 대접해 드리고 싶은데 나가시죠?

아름의 아버지는 주위를 살피며 시중의 말을 받는다.

그러지. 이야기를 하려면 여기보다는 좋을 것 같네.

시중은 아름이 아버님을 모시고 사무실을 나와 일식집으로 들어가서 앉는다.

시중은 앉아 일식 코스요리를 주문하려고 하자 아름이 아버지가 조금 이따가 시키자며 종업원을 내보낸다.

아름의 아버지는 시중을 자세히 보 듯 쳐다본다.

자네 이야기는 아름이 엄마를 통해 대충 들었네.

시중은 얼굴을 보며

우리 아름이하고 그렇게 오래 사귀었다지?

. 대학 때부터입니다.

용건만 간단히 말하지.

나는 우리 딸이 장애인하고 만난다는 것 자체가 싫고 기분이 나빠.

내가 말하지 않아도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거야.

자네 같은 장애인들은 장애인들 끼리 만나고 결혼을 해야 맞는 것 아닌가?

왜 정상인인 우리 딸하고 하려고 하는지 난 이해가 안가?

아름의 아버지는 말소리가 좀 커지며 시중을 호통 치듯 시중에게 거침없이 말을 한다.

아버지 말은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 왜 장애인은 장애인하고 결혼해야 되는가? 시중은 묵묵히 들으며 아름이 아버지가 말하는 이 말들이 수치스럽고 아프다.

그래도 시중은 아름을 사랑하기에 내색을 하지 않으며 천천히 말을 한다.

. 하지만 저는 아름 이를 사랑합니다. 아버님.

시중은 각오했다는 듯 마음을 다잡으며 아버지에게 말을 한다.

누가 자네 아버지야! 내 말 뜻을 못 알아들은 건가?

우리 딸하고 해어지라는 말이야. 오늘 내가 온 것은 자네에게 이 이야기를 다짐시켜 주려고 온 거야? 자네는 자네에게 어울리는 상대를 찾아보는 것이 좋을 거야.

내가 경고하는데 우리 아름이 하고 어떻게 해볼 생각은 애당초 안하는 게 좋을 거야?

시중은 아름이 아버지의 말에 너무 어이가 없고 당황스러워 할 말을 잃은 듯 고개만 숙이고 있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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