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선이는 차를 몰고 병원으로 와 이층에 있는 작은 방으로 시중을 안내한다.

여기서 자면 되. 난 옆방에서 자면 되니까.

시중은 샤워를 하고 거실에서 범선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여기저기 집 구경을 한다. 범선이가 병원에서 올라오며 시중에게 '머 마실 거라도 줄까!'

'어. 맥주 있어?' 말을 하며 시중은 웃는다.

범선은 시중을 보며 선교사 집에 맥주가 어디 있느냐며 웃는다.

'그럼 내가 사올까?' 시중은 짓궂게 말을 하며 웃는다.

'야 술을 먹는다고 그 것 자체가 죄는 아니잖아? 그걸 먹고 죄를 짓는 인간들이 문제인거지? 예수님도 잔치 집에서는 포도주를 마셨잖아.' 시중은 범선을 보며 자기의 개똥철학을 말하며 웃는다.

알았어. 내 그럴 줄 알고 아침에 맥주 사다 놨어.

너도 서울에선 맥주 한 잔씩 했잖아?

그래. 알았어. 내가 맥주 줄게.

범선이는 냉장고에서 맥주와 땅콩과 바나나를 말린 안주를 탁자에다 벌려 놓는다.

시중은 캔 맥주를 따 컵에다 따르며 건배를 한다.

! 범선이의 선교를 위하여 늘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길잔을 부딪치며 마신다.

범선아! 내가 여기 왜 왔는지 알아?

응! 내가 어떻게 알아?

그냥 마음이 복잡하고 해서 훌쩍 나 혼자 떠나고 싶어서 왔어.

또 그 객기가 발동한거구나!

너 옛날부터 그랬잖아. 아무 말 없이 증발해버리고 말이야?

내가 그랬나? 시중은 웃으며 말을 잇는다.

와서 널 보니 잘 왔다 생각이 들어. 니가 말은 안했지만 얼마나 아름답게 살아가는지 내가 느낄 수 있을 거 같아. 난 내 문제만 생각하고 그저 복잡하다 싶으면 어디론가 가버리는 습성이 있는데 너는 타인을 위해 이렇게 자기를 희생하며 사는 것을 보니 참 대단해 보여! 내가 작아진다.

옆에서 듣고 있던 범선은 시중의 몸에서 묻어나오는 외로움을 감지하듯 말을 한다. 그 외로움은 옆에 누가 있고 없고가 아니라 인간이 원래 외로운 동물이라서 자기 존재를 질문하며 스스로 헤쳐 나가려는 몸부림의 외로움 일 것이다.

아니야. 시중 너도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상담해 주고 있잖아!

시중의 눈빛을 감지하며 범선은 한마디 더 한다.

그렇게 무료하고 답답하면 나와 여기서 봉사하며 살 던지!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나도 여기서 혼자 선교하며 살아가려니 외롭고 버거 울 때가 많거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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