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 늣 봄 4월 초 갑자기 비행기를 타고 필리핀 마닐라로 간다.

시중의 아무도 모르는 방랑의 객기가 발동한 것이다.

태생적인가! 사물에 대한 무료함인가! 복잡하다 생각되면 아무도 모르게 현실을 도외시하며 떠나버리는 습성이 안에서 발동한 것이다.

상담소는 실습하는 소랑에게 맡기고 아름이가 저녁마다 와서 봐주는 걸로 해놓고 무작정 필리핀에서 외과의사로 선교사역을 하고 있는, 다니는 교회에서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낸 동갑내기 친구인 김범선에게 가는 거다.

마닐라 공항에 범선이가 나와 시중을 반갑게 맞이한다.

범선이는 아직 결혼은 생각이 없어 안하고 여자의 몸으로 혼자 선교단체의 소속으로 필리핀에 와서 빈민촌인 뿔로 지역을 대상으로 의료선교를 하고 있다. 범선이는 키가 165정도로 목소리도 걸쭉하지만 성격은 천생 여자로 자기가 친하다 싶으면 애교를 작살나게 부려 다들 웃음바다로 만든다.

시중은 범선이를 보며 반갑게 포옹을 한다.

반갑다 친구! 근데 왜 갑자기 여기에 온 거야?

'뭐! 범선이 보고 싶어 왔지'. 시중은 범선을 보며 환하게 웃는다.

범선도 그런 시중을 보며 잘 왔다며 포옹을 한다.

둘은 공항에서 범선이가 끌고 온 옛날 코란도 차를 타고 마닐라 외곽에 있는 빈민촌 뿔로 지역 근방에서 자그마하게 병원을 차려 선교하는 곳으로 몰고 간다.

나 아무것도 안 사왔는데 그냥가면 안 되는 거 아냐?

범선이는 그런 시중을 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우리사이에 체면 차리는 거야! 우리가 알고 지낸 세월이 얼마인데 그런 말을 해?

아니 그래도 너에게 처음 오는 거고 여긴 외국이잖아?

괜찮아요. 시중! 이렇게 날 찾아 준 것만도 고마워! 사실 여기서 혼자 살려니까 조금 외로웠거든?

그렇게 시중은 범선의 집이자 병원인 곳에 도착하여 시중은 짐을 푼다.

병원은 2층으로 20여 평 되 보인다.

~ 소독 냄새 장난 아닌데?

, 여긴 공기도 안 좋고 날씨가 더워서 소독약을 좀 강하게 뿌려놓지.

그렇구나. 이런데서 고생하는구나?

아니야 고생은! 이게다 한 생명을 귀하게 살리시는 예수님의 마음이지.

그래. 내가 선교사님 앞에서 괜한 이야길 했다.

여긴 얼마나 있을 거야?

~ 봐서! 그냥 머리도 식힐 겸 무작정 떠나 온 거야.

상담소는 어쩌고?

아름에게 부탁하고 왔어.

아름이는 잘 지내?

. 병원에서 잘 나가는 싸이코 드라마 정신과전문의로 통하는 것 같아.

아름이 보고 싶다.

여기 온다니까 너에게 안부 전해달라고 하더라. 자기도 보고 싶다면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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