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우리는 각자 배낭을 메고 베이징
서역으로 가서 몽골로 가는 기차표를 끊어 기차에 올라탔다.
기차 안은 이른 아침
서늘한 날씨인데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몽골이란 용어는 몽골의 부족 명으로
용감하다는 뜻을 지녔단다.
우리는 울란바토르에 도착하여 바해가 미리
연락을 해둔 사람이 찦 차인 코란도를 가지고 와서 바해에게 차키를 넘겨주고 간다.
바해는 우리 짐을
차에 다 싫고 자 가보자, 운전대에 앉아 시동을 건다.
바해가 나에게 말을
한다.
‘시중!
이 차 내가
이야기한대로 여기사는 친구에게 빌린 거야’. 날 보며 피식 웃는다.
나는 그러는 바해가 참 멋지고 예뻐
보인다.
우리는 차를 몰며 먼저 울란바토르 시내로
향했다.
울란바토르의 도시는
참으로 넓고 웅장함 그 자체였다.
칭기즈칸광장으로
불리는 광장 중앙에는 칭기즈칸의 동상이 그 옛날 위엄을 알리듯 우아하고 위대하게 도시를 호령하고 있다.
허나 울란바토르 도시도 시대의 흐름에
뒤질세라 여느 도시와 다름없이 간판들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다.
우리는 적당히
구경하고 차를 몰고 도시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테를지국립공원으로
달렸다.
한 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공원은 그야말로
장광 그 자체다.
이 사막에 이런
오아시스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랍다.
산과 강과 무수한
나무가 어우러져 있는 곳이다.
우리는 공원 안으로 차를 몰고 천천히
들어간다.
조금 더 들어가니
끝없을 것 같은 강이 펼쳐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여기서 출출한데 요기나 하고 가자며 바해가
얇게 덮인 눈 위 강을 보며 주차를 한다.
나는 차에서 내려 팔을 쫙 펴며 숨을 폐 속
깊은 곳까지 들이마시며 경이의 함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아~~
너무 좋다! 함성을
지르며 너털웃음이 나왔다.
옆에서 바해가 빙그레 웃으며
‘그렇게 좋아?’
바해의 말에 ‘엉 너무 좋아!’
내가 태어나 이렇게 넓은 초원과 이 아름다운
강과 이 겨울에 수목들을 아름답게 눈옷을 환상적으로 입고 있는 것을 어디서 보겠어! 나도 모르게 경이의 웃음이 막 터져
나왔다.
바해가 이동식 탁자를 펴고 가지고 온
주먹밥과 몽골만두와 몽골 소시지와 따뜻한 물을 벌여 놓았다.
이렇게 아름답고 끝이
없을 것 같은 초원에 겨울이지만 맑은 공기가 온 몸을 감싸는 이 기분은 이 순간 그 어느 것에도 비교할 수 없는 충만함이 저절로 함성으로 터져
나오게 만든다.
겨울로 들어가는 날씨는 조금은 서늘하지만
이것 자체도 아름다움으로 느끼게 해준다.
바해가 음식을 먹으며 말을
한다.
시중 나도 장사만 하다가 이렇게 넓은 초원에
오니 가슴이 다 뻥 뚫리는 것 같아 좋아.
그것도 우연히 만난
친구와 함께 아니지 남자라는 친구와 함께 말이야.
난 좀 내성적이라
사람을 가리는 편인데 장사하면서 성격이 바뀌더라고.
또 동감내기 시중을
만나 이렇게 같이 여행도 오고 말이야.
어쨌거나 참
좋다.
강을 끼고 있는 초원을 바라보는 시중도 나도
그래! 따스한 물을 한 모금 마신다.
시중?
참 우리가 얼마
살지는 않았지만 삶은 공짜가 없는 것 같아.
이렇게 내가 내 나름
열심히 사니까 어느 정도 돈도 벌게 되고 시중 같은 참 좋고 편한 친구도 만나게 되고 말이야.
그런 바해가 난
부럽다!
같은 나이인데 바해는 혼자서 성공한
거잖아?
그것도 여자인데
말이야.
또 대학도 간다며?
겨울 초입 하늘의 구름은 참으로 깨끗하게
우리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
아니야,
시중?
내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알지.
바해가 이야기
했잖아?
난 시중이 너가 대단해
보여!
그 몸으로 누구에게도 굴하지 않는 낙천적이고
사교적인 성격에 학교도 다니며 이렇게 자기 홀로 여행도 다니니까 말이야?
아마 내가
시중이었다면 난 집에서 나오지도 않고 세상 원망만 하며 부모님 눈치나 보며 지낼 거야!
시중은 바해를 눈웃음으로 바라보며
‘그렇게 봐 주니 고마워!’
오늘은 여기 둘러 구경하고 여기서 하루 밤
쉬어가자?
바해의 말에 시중도 ‘좋아!’.
우리는 그렇게 초원 위에 앉아 점심을 먹고
또 차에 올라 천천히 공원 구석구석을 둘러 구경을 하였다.
어느새 석양이 끝없는
초원 위를 붉은 빛으로 치장하며 빛이 조금씩 사라지는 어둠이 오고 있다.
저 만치 몽골에서
가장 유명한 홉스골 호수가 어둠이 오고 있는 초원위에 소리 없이 너울대는 강물 위에 다이아몬드 물방울들을 만들며 맑게 흘러가고
있다.
에메랄드빛의
호수와 아름다운 구름이 하늘을 닿을 것 같아 정말 좋다.
또 상상을 초월한
이상한 나라 앨리스의 동화 나라에 온 것 같은 상상력을 불어넣어 주는 것 같아 감탄이 절로 나온다.
홉스골 강의 길이는 136km,
깊이는
244m에 넓이는 2,620
평방km에 달하여 마치 작은 바다를 연상케 한다고
한다.
중앙아시아 지역의
호수 중에서 가장 넓으며 면적은 한국의 경기도와 충청도를 합한 크기라고 하니 과히 작은 바다라 할만하다.
여기저기 게르라는 몽골 천막집이
보인다.
차를 몰고 우리는
게르가 있는 쪽으로 주차를 했다.
바해와 시중은 게르
앞에 있는 사람에게 갔다. 바해가 게르를 빌리려 흥정을 하더니 호수 바로 근처에 있는 곳에 게르를 가리킨다.
시중은 돈을 지불하고
차를 몰고 가르쳐 준 쪽으로 갔다.
게르 안은 생각보다
아담하다.
침대가 두 개 있고
화장대와 서랍식으로 생긴 옷장이 있다.
가운데는 난로가 있다.
또 한쪽에 화장실과
샤워 실까지 있어 현대식 이동 모텔 같아 신기해서 와~
감탄이 절로
나온다.
바해와 시중은 차에서
하루 밤 묵을 게르에 바해가 챙겨 온 먹을 것과 짐들을 옮겼다.
날이 제법 어둠
속으로 드리워지고 있다.
둘은 호수 근처를
거닌다.
거니는데 양과 같이
생긴 야크라는 동물과 뿔이 큰 양과 사슴과 말이 어둠을 맞을 준비를 평화롭게 하고 있다.
이 광경은 아마 TV에서나 봄직한
광경이리라.
시중은 현장에 같이
묻어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신기하고 벅차오르는 자신의 내면의 앤돌핀이 한없이 이 거대한 자연과 하나 되어 감을 느낀다.
비록 겨울이라 푸른 잔디는
없지만.
그렇게 둘은 말없이 나란히 사라지는 석양을 보며 한
참을 거닐었다.
마치 이 아름다운
자연 앞에 말을 섞으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성스러운 마음으로 산책을 했다.
바해가 가지고 온 양고기를 숙소인 게르
앞에서 장작불을 피워 석쇠를 올려놓고 고기를 올려놓았다.
나무 타는 냄새와
고기 익는 냄새가 자연 속에 어우러져 마치 여기가 우리의 파라다이스인 것 같은 착각이 시중을 사로잡아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바해도 좋은지 먹을 것을 펼쳐놓으며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고기가 얼추 구워지고 있는 것을 보며 시중은
겨울로 들어가는 초원을 고개를 들어 본다.
저물어 가는 석양 사이로 들판에 말과 슬록과
양들이 한편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 세트장을 만들어 놓은 것처럼 보인다.
참으로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라는 경탄이 다시 한 번 마음을 요동치게 한다.
시중 대충 고기 구워졌으면
먹자?
바해가 이동식 탁자에 음식을 펴놓으며 말을
한다.
알았어.
고기 다
구워졌어.
시중은 고기를 호일 접시에 담아 탁자로
가지고 가 앉았다.
어느새 날이 어둑해져 빛을 필요로
한다.
불은 모닥불과 게르에서 비취는 태양열을
이용해 만든 전등불빛이 다다.
우리는 앉아 고기와 밥을
먹는다.
바해가 오면서 사온 말 젓으로 만든 아이락
이란 몽고 술을 개봉한다.
시중 이런 술 못 먹어
봤지?
웃으며 말을
한다.
나는 바해 눈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실은 나도 두 번째 먹는 건데 처음에 와서
먹었을 땐 무슨 맛인지 모르고 먹었어.
좀 신 맛이
나기도하거든?
도수는 한
7도정도로 우리나라 막걸리와 좀 비슷한 맛
같더라고!
바해는 컵에다 아이락을 따라 나에게
준다.
나는 바해와 잔을 마주치고 한잔 쭉
들이켰다.
어때 맛이?
바해가
묻는다.
조금 시큼한데 먹을
만한데?
바해도 그렇다는 듯 미간을 웅크리며 나를
쳐다본다.
그렇게 우리는 조금은 서늘한 날씨 이지만
세상 어디에 가서도 볼 수 없을 것 같은 밤하늘의 수많은 무더기로 우리의 머리위에 쏟아져 앉을 것 같은 별들을 보며 저녁 만찬을 즐기고
있다.
시중은 분위기가 너무 조용한 것 같아 폰에
저장되어 있는 중국 노래 등려군의 첨밀밀을 스타트 했다.
어둠이 깔려오는 초원위에 은은히 반주가
시작되고 등려군이 이 초원에 있어 마이크를 잡고 우리만을 위해 부르듯 부드럽게 우리의 마음을 빼앗아 가듯 노래가 시작된다.
우리는 얼추 다 먹은 저녁 만찬을 뒤로하고
노래에 몸과 혼을 마 끼듯 바해는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시중은 넓은 초원의 맑은 공기를 조금은 서늘하지만 들이 마시며 아주 조용히 자연과
어우러져 노래에 젖어 들어 본다.
시중은 노래에 취했나?
아이락에
취했나?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첨밀밀의 가사를
리듬에 맞춰 아주 낮은 음으로 읊조린다.
「당신의 미소가 달콤해.
마치 봄바람 속에 꽃이 핀
것처럼.
봄바람 속에 핀
것처럼.
어디서,
어디서 당신을
보았었지요?
당신의 미소가 이렇게도
낯익은데
잠깐 생각이 안 났지만
아~
꿈속에서.
꿈속에서 당신을 본 적이
있어요.
부드러운 미소가 너무나도
달콤했지요.
당신 맞아요.
꿈속에서 본 게 바로
당신이어요.
어디서?
어디에서 당신을
보았었지요?
당신의 미소가 이렇게도
낯익은데
잠깐 생각이 안 났지만
아~
꿈속에서.
」
노래가 끝나고 바해가 지그시 눈을 뜨며
시중을 보며 웃으며 좋은데!
얼마 만에 느껴보는
느낌인지!
내가 여기
이렇게,
너와 아름다운 오지에
와 있는 기분이 정말 너무 좋다.
또 시중이 노래를
시를 읊조리듯 낭송해 주니 더 좋은 것 같아.
내가 지금 느끼는 것이지만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너무 나의 영혼이 메말라 있었던 것 같아.
나도 음악을 좋아하고 시를 좋아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돈 버는 것만 신경 쓰며 살아 온 것 같아.
시중하고 여기 오길
잘한 것 같아.
시중은 그렇게 말하는 바해가 조금은 안쓰러워
아이락을 한잔 들이키며 입을 삐쭉이며 눈썹을 올렸다 내린다.
바해는 어떻게 보면
이제는 완전한 독립적인 존재로 혼자인 것이다.
집에 들어가면
따뜻하게 맞아 주는 사람 하나 없지 않은가!
그래도 난 바해가 부럽다니까?
바해는 후훗 하며 그래 시중뿐이
없다.
내 마음 알아주는
사람은 말이야.
그렇게 둘은 밤하늘의 별들을 벗 삼아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 주고 있다.
도수가 낮은 아이락도 둘이 병으로 두병을
넘어가니 취기가 이마 끝까지 다다른 듯 눈이 풀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바해는 멀쩡해
보인다.
시간은 벌써 새벽 1시가 넘어 가고 있었다.
날씨는 더
추워졌다.
우리는 정리를 하고 게르 안으로
들어가 시중이 먼저 샤워를 하고 나와 마주 보며 있는 침대에 누웠다.
바해도 샤워를 하러
들어간다.
누워 있자니 아름이가
떠오른다.
내가 좋아하는
아름.
세상에서 처음으로 내
순정을 빼앗아 간 여자.
지갑을 꺼내어 아름과
같이 찍은 사진을 보며 입을 맞춘다.
어느새 술기운이 사라짐을
느낀다.
그사이 바해도 샤워를
다하고 나와 머리를 나무 난로 옆에 가서 말리고 있다.
시중 우리 와인 한 잔 더
할래?
좋지?
가방에서 위스키인 밸런타인을 꺼내 플라스틱
컵과 함께 난로 옆에 있는 탁자에 올려놓는다.
이건 또 언제 준비했어?
아니 집에 있던거 챙겨
온거야!
자 오늘 밤 여기서 아름다운 만찬을 해야지
않겠어! 바해가 웃는다.
컵에다 술을 따러주며 시중 이런다고 나를
술꾼으로 보는 건 아니지 한다.
무슨 말을 바해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내가
느끼는데?
둘은 잔을 마주치며 한 잔을 부드럽게
들이킨다.
예상보다
부드럽다.
바해가 안주인 무화과를 물면서
묻는다.
시중 애인 있어?
시중도 무화과를 짚으며 자연스럽게
어!
있어.
바해는 궁금한지 ‘어떤 사람이야?’
물어본다.
나는 바해가 친구이기에 좀 전에 지갑에서 본
아름과 같이 찍은 사진을 보여준다.
바해는 사진을 보며 예쁘네!
웃는다.
시중은 아름을 기도원에서 우연히 만났으며
아름이가 먼저 연락해서 연인 사이로 발달했으며 여기 오기 전에 생전 처음으로 딱 한번 같이 몸을 섞었다고 말을 한다.
듣고 있던 바해가 위스키를 마시며 말을
한다.
시중은 참 순수한 사람이라고 느꼈는데 내
느낌이 맞았다.
시중은 술을 마시며 '왜 그렇게 느꼈어'
묻는다.
아니 그렇잖아?
상대방에게 배려하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고 존중하는 마음이 있잖아?
어떤 사람들은 만난
지 얼마 안 되어 사랑한다는 이름으로 같이 자는 것을 밥 먹듯 한다고 하는데.
바해의 이야기를 들으며 시중은
웃는다.
바해 그런 것도 있지만 나한테는 제일 중요한
것이 있어.
그것이 나를 그렇게
만들어.
바해가 술을 마시다 말고 궁금하다는 듯
그것이 뭐냐고 얼굴을 들이대면 물어본다.
시중은 한 모금 마시며 '바해 그것이
궁금해' 웃는다.
바해는 더 궁금하다는 듯 바짝 마주보며 말해
보라고 웃으며 눈을 크게 뜬다.
나는 바해의 궁금해 하는 모습이 재미있어
웃으며 가만 가만 바해 이것은 내 특급 비밀이야!
누구한테도 말한 적이 없단
말이야.
그랬더니 알았다며 자기에게만 살짝 말해
달라며 윙크를 한다.
그런 바해의 모습이 더 귀여워
보인다.
술기운에 얼굴이
발그레한 바해가 말이다.
시중은 더 이상 뜸을 드리면 식상할 거 같아
말을 한다.
그것은 말이야.
내가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그래.
내가 먼저 좋다고
상대방에게 다가면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두려운 마음이 내 안에 있는 거야.
내가 먼저 다가가면
장애를 가졌으니까 저러지 라며 조롱을 당할까봐 두려운 거야.
나는 그래서 지금껏
내가 먼저 난 너 마음에 들어 좋아라고 말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어.
그래서 그 친구에게도 그녀가 선택하게 그냥
둔거야.
바해가 시중의 이야기를 듣더니
‘슬프다’ 입을 삐쭉이며 말을
한다.
아니 시중도 똑같은
사람이잖아!
어떻게 보면 어떤
사람들보다도 생각을 더 하며 자기 인생을 멋지게 살아가려 노력하는 사람인데 말이야.
왜 그렇게 해야만
하는 거야!
오히려 생각 없이 막
사는 사람들 보다 난 시중이가 더 좋은 것 같은데 말이야?
시중은 바해의 말에 ‘그렇지’! 숨을 내쉬며 바해와 건배를
한다.
그런데 바해 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드물다는
거지 뭐.
시중은 말을 하며
술을 들이킨다.
둘 다 와인에 취기가 거나하게 오르는 것
같다.
나는 시중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말해서
야무지고 똑똑하게 봤었어.
몸이 좀 불편해
보이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게 말하며 자기를 표현하는 것이 멋져 보였어.
그리고 인상도 귀공자
스타일이잖아! 웃는다.
나는 생각했지.
세상에는 이렇게 몸이
좀 불편해도 이렇게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구나 했지!
그래서 내가 남자에게
연락처를 준 일이 없는데 시중에게는 준거야.
옆에서 듣고 있던 시중은 바해를 쳐다보며
고개를 움직인다.
몸에 알코올이
들어가고 불 옆에 있으니 더위를 둘 다 많이 느낀다.
바해가 두꺼운 스웨터를
벗었다.
그리고 바해의 끈
나시가 들어났다.
바해의 흰 속살에 뽀얀 젖 가슴이 어스름한
불빛에 뽀얗게 아지랑이처럼 시중 앞에서 아른 거린다.
바해가 예쁘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시중의
말초 신경을 톡톡 건드린다.
스웨터를 벗어 옆에 놓고 바해가 얼굴을
드는데 시중의 눈과 마주쳤다.
순간 시중은 자신도 모르게 조용히
일어났다.
그리고 앞에 있는
바해의 입술에 자기 입술을 갔다 댔다.
입술의 입맞춤이
서로를 원한다는 듯 부드럽게 애무를 한다.
그 순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가 옷을
벗기기 시작한다.
몽골 속담에 ‘겨울에는 사랑을 하라는
말처럼’
둘 사이에 말초
신경을 톡톡 건드리는 마음이 요동을 치는 것이다.
어느 순간 둘은
침대로 이동하여 벌거숭이가 되어 서로가 격렬한 사랑을 나눈다.
바해는 처음인지 본능대로 움직이며 암컷이
사랑이란 늪에 젖어드는 소리를 간간이 낸다.
시중도 이런 경험은 아름이 이후로
처음이다.
바해와 시중은 진짜 조심스럽고 사랑스럽게
서로를 않아 주며 끝없을 것 같은 사랑을 나눈다.
그렇게 둘은 아주 달콤한 사랑을 나누고 한
침대에 나란히 벌러덩 누워 게르의 천장을 바라본다.
마치 아담과 이브가
죄를 범하기 전 자기들의 벗은 모습을 수치라고 느끼지 못한 것처럼 둘은 벗은 모습 그대로 말없이 누워 있다.
어느새 술 취함은 땅
밑으로 녹아 사라져 버렸다.
둘의 정신은 더 또렷또렷 해지는
것이다.
침대에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천천히 옆으로
서로가 약속이나 한 듯 고개를 돌리는 순간 눈이 마주쳤다.
그때 누구라는 말이
필요 없이,
또 살 냄새에 몇 십
년 굶주린 늑대처럼 입술을 탐색하듯 서로 애무하며 더 격렬하고 부드럽게 사랑을 나눈다.
이 사랑의 격정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암컷과 수컷의 눈빛에 스파크가 일어날 때 번쩍이는 불꽃이 점화되면 저절로 불꽃이 주체할 수 없이 정열적으로 타오른다는 것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그렇게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아름다운
나라로 시중과 바해는 빠져들고 있었다.
다음 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차를 몰고
계획 했던 여행을 다 돌아보고 바해는 자기의 집으로 돌아가고 시중은 인천항으로 돌아간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