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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내어 읽고 싶은 우리 문장 - 가슴을 도려내는 듯 아름다운 우리 문장 43
장하늘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장하늘 선생님의 이 글을 통해서 주옥같은 글들을 접하게 된다.
글쓰기는 어떻게 하는 것인가?
어떤 문장이 좋은 것인가?
퇴고의 중요성 등에 대하여 배웠다.
본보기 글을 제시하고, 장하늘 선생님이 설명을 하니까, 글쓰기 공부가 살아 있는 느낌이다.
다음은 글의 내용가운데 마음에 와닿는 부분들을 정리해서 모아보았다.
-책(이태준)
서점에서는 나는 늘 급진파다. 우선 소유하고 본다. 정류장에 나와 포장지를 끄르고 전차에 올라 첫 페이지를
읽어보는 맛, 전찻길이 멀수록 복되다. 그러나 집에 와 한번 그들 사이에 던져버리는 날은, 그제는 잠이나 오지 않는 날 밤이야 그의 존재를 깨닫는
심히 박정한 주인이 된다.
“인류가 자연으로부터 선물로 받지
않고, 인간의 정신으로 창조해 낸 수많은 세계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책의 세계다.” 헤르만 헤세의 말이다.
-청춘예찬(민태원)
이상은 실로 인간의 부패를 방지하는 소금이라 할지니, 인생에 가치를 주는 원질이 되는 것이다.
-‘좋은 문장’은 그 사람에게서 배어나는 향기다.(한승원)
좋은 문장은 제작되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인격체)에게서
배어나는 향기와 같은 것이다.
스스로 자비롭고 넉넉해지는 마음 가지기 훈련을 끊임없이 해야 하는 것이다.
-‘쉽게 쓰기’의 어려움(이형기)
한동안 나는 이효석의 문장을 좋아해서 속으로 은근히 그것을 본받으려고 한 적이 있다.
정평이 나 있는 서정미 넘치는 문장, 한 단락 안에서 같은 말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어휘, 그리고 한 번도 접속사를 쓰지 않고
수필 한 편을 거뜬히 써내는 그 솜씨가, 내게는 모두 경탄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쉬운 문장을 쓰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은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먼저 자기 자신이 철저히 이해하는 일이다.
서머셋 모옴의 『서밍 업』은 나에게 이런 태도를 가르쳐준 책이다. 거기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나는 독자에게, 자기가 쓴 글의 뜻을 이해하도록 노력해달라고 요구하는 작가들에 대해서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글’을 쓰려는 사람을 위해서 한 마디 적어두자. ‘쉬운 글’의 요소는 셋이다. 첫째, 비유법을 써서 표현할 것. 둘째,
구체적인 경험이나 실례를 들 것. 셋째, 인용법을 쓰되 짤막히 쪼크려 표현할 것.
197쪽의 4C 구성Clue 단서 실마리, 화제
, Consideration 고찰 연구, 심화,
Comparison 비교 다른 각도, 시점,
Consent 동의 설득, 찬동
글쓰는 일이나, 수업이나...
처음엔 글쓰거나 가르칠 꼬투리를 잡고, 그 내용을 깊이 연구심화하여 모으며, 다른 각도와
시점의 생각을 접합하여, 다른 이의 의사를 이끄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잘라버림으로써 문장은 성립된다.' 임선희는 군더더기 없는 문장을 위해 버릴 것을 아까워하지 말고, 과감히 버릴 것을
권한다. 간결한 문장은 뜻이 분명하게 전달될 수 있게 하며 속도감을 부여한다. 가위질은 형용사에서부터 시작하라고 하는데, 문장이 죽어갈 때는 형용사의
무성한 가지가 먼저 시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문의 명문장가인 소동파가 <적벽부>를 썼을 때, 그 습작 원고가 한 광주리를 넘었다고 한다. 프랑스의 문호
발자크도 습작 시대에 쓴 미발표 원고가 자기 키 만큼 쌓였다고 한다. 모든 위대한 것은 훈련의 산물이다. 문장 수업은 하나의 고행도다. - 본문
중 안병욱의 글에서
저자에 따르면, 좋은 글은 많은 '퇴고', 즉 '고침질' 후에 태어날 수 있는 것이라 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12년에 걸쳐 쓴 <개미>를 120번 고쳐 썼고,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를 400번 손질했으며, 빅토르 위고는
<레 미제라블>을 완성하는 데 36년의 세월이, 괴테는 <파우스트>를 완성하는 데 60년! 최명희는 <혼불>에만
매달려 17년을 씨름했다 한다. 이처럼 '문장', 그것은 퇴고에서 피어나는 한 송이 '엉겅퀴꽃'이 아닐까 하고 저자는 덧붙였다.
퇴고는 하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며칠 시간을 두고 해야 더 효과적이라 한다. 자기가 쓴 글에 콩깍지가 씌어 티가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으니 남에게 보여 잘못된 것이 있는지 쓴 조언을 보약으로 참고 마셔야 한다는 권현옥의 이야기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예전에 어느 선생님에게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한 적이 있었는데, 그 선생님은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고 말씀하셨다. 또 다른 선생님은 '고칠 수 있는 데까지 고쳐 쓰는 것이 좋다'고 하셨는데, 책에서 이야기하는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진리를 말씀하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