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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첫 번째 동화 ㅣ 초록잎 시리즈 18
신미애 지음, 이수현 그림 / 해와나무 / 2026년 2월
평점 :

지호와 진수가 만들어 낸 첫 번째 동화.
현실의 주인공 지호와 지호가 만들어 낸 천방지축 진수의 모습이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도 겹쳐진다. 진짜 두 동생을 둔 아이가 지호였나 진수였나 헷갈리고 두 친구들이 칭찬받는 교실의 모습은 어디가 액자 밖인가 모호했다. 자연스레 책 속의 주인공이 5명이나 되는 느낌도 받았다.
시작은 필독서에 대한 불만이다. 학과 공부와 관련이 있는 도서들을 필독서로 선정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아이들이 재미를 찾기는 어렵다. 게다가 이후에 과제로 나오는 독서감상문 자체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호는 친구들이 읽고 싶어 할 만한 동화를 쓰기로 한다. 하고 싶은 말을 내 맘대로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 지호의 열정을 북돋았고 조력자 은기의 코칭이 있어 글쓰기는 결국 성공한다.

고민과 현실감을 담기 위해 처음에는 인물의 캐릭터를 설정한다. 가족관계와 구성원도 일괄적인 형태가 아닌 다양한 모습으로 그리고 사건도 주변에서 열심히 관찰해 에피소드를 찾아낸다. 이 과정에서 둘은 주변 친구들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책 좋아하는 친구, 외로워 보이는 친구, 도움이 필요한 친구 등을 행복하게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가상하다. 사건을 구성하고 난 뒤에는 멋지게 글을 다듬는다. 짧게 호흡을 줄인 문장은 또래들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함이고, 동화의 형식을 위해서는 꾸밈말과 비유적인 표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여러 번 머리를 맞댄다.
특히 배경 묘사를 위해 3월의 뒷산과 5월의 집 마당에 핀 꽃들을 가만히 모으는 모습을 보며 책 읽는 즐거움이 배가 되었다. 복수초, 노루귀, 감나무, 향나무, 라일락, 베고니아, 팬지가 아이들의 입에서 나와 내 머릿속에 향기를 뿜는다. 부모님의 진심 어린 걱정 역시 평소 말투를 잘 모사해 동화 속에 그려낸다. 동화를 쓰며 행복했던 아이들은 자신들의 동화로 가족과 친구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어른들에게는 기특한 모습이고, 친구들에게는 영웅처럼 대단해 보인다. 6학년의 마무리를 멋지게 한 지호와 은기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글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다.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닿는 순간 감상은 나를 떠났으므로 각자의 방식으로 가슴에 남는다. 부족함이 드러날까 걱정도 되고, 마음이 오해를 받을까 마음도 졸인다. 그런 마음을 작가는 잘 알아서 친구들이 글을 쓰며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재미있게 교차한다. 이 책을 읽은 초등 친구들은 나도 이 정도의 글을 써봐야겠다는 마음도 충분히 가질 수 있다. 어른의 손가락이 아닌 내 친구의 손가락을 통해 탄생한 한 편의 동화가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듬뿍 줄 테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