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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중학교 선생님이 직접 고른 청소년 교양만화 30 - 퓰리처상 수상작부터 세계 3대 명작까지 교양만화 필독서 30권을 한 권에 ㅣ 필독서 시리즈 31
박균호 지음 / 센시오 / 2026년 3월
평점 :


책의 목차만도 한참을 들여다보게 된다. 표지에 쓰인 소개 글부터 생각해 보자면 만화책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쥐>를 시작해 세계 3대 명작으로 작가가 꼽은 <군주론>, <논어>, <자유론>등 교양 측면에서 청소년들이 읽어두면 좋을 작품을 소개한다. 특히 이 책은 '만화로 접할 수 있는 책' 리뷰 모음으로 봐도 되겠다. 초등학생 때까지는 그나마 근근이 이어지던 독서가 중학생이 되고 난 후에는 거의 끊기는 게 대한민국 청소년의 현실이다. 학습이나 학교생활의 어려움뿐 아니라, 시대적인 현상으로 아이들은 책과 멀어지고 디지털 기기들이 그 빈 시간을 가득 채운다.
그렇다면 이런 사회 현상을 보는 어른들의 입장에서 할 일은 무엇인가. 이것을 가까이에서 목도한 현직 중학교 선생님이 고른 교양서들이다. 시간이 갈수록 큰일이라고 걱정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같이 꼽아보자고, 힘들면 쉽게 읽어보자고 다독이는 책으로 볼 수 있다. 분야를 세세하게 나누어 학습처럼 유도하는 독서가 아니다. 크게 인문, 예술, 사회, 과학으로 관심 있는 분야부터 얼마든지 읽어볼 수 있다.

최근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미국, 이스라엘 대 이란의 상황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는 각자가 가진 교양의 한계에서 시작한다. 정답이 없다. 표면적인 이유는 핵무기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미 대통령의 역할을 두고 <군주론>을 떠올릴 수 있고, 이란의 위치를 지도에서 살피며 지정학을 연결할 것이다. 분쟁에서 희생된 수많은 이야기들을 읽으며 전쟁의 참상을 깊이 애도하는 누군가도 있다. 영토가 분명히 나뉜 국가에 대해 동의하지 않은 정세 간섭은 지나치게 제국주의적인 시각이 아니냐며 <자유론>의 한계를 찾기도 할 거다.
저자가 자신이 읽어낸 30편의 책을 독자가 잘 따라올 수 있도록 최대한 쉽게 설명한다. 단순한 감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책의 줄거리를 꽤 자세히 요약한 솜씨도 뛰어나다. 최태성의 <만화 한국사 2 근현대사>를 소개한 페이지를 보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중요 사건을 나열식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이어 자신의 감상을 덧붙이며 각 장을 구성한다. 책의 전반을 읽고 나면 청소년이 학교에서 배우는 다양한 교과목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아이들이 보다 흥미 있는 분야를 선정해 자신의 진로와 연결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평소 작가의 독서 수준도 상당한 양으로 보인다. 각 장에 큐알코드로 확인하는 문서나 책 소개들은 대부분 영문 페이지인 경우가 많다. 그만큼 출처에 신경을 쓰고 자신의 책에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다. 비슷한 책이 있으면 잊지 않고 함께 언급하는 다정함도 있다. 아이들이 이 책 한 권으로 무언가 대단한 지식을 쌓기를 바라는 것보다 읽고 감상한 뒤 이를 바탕으로 사고의 폭을 넓혀 즐거움을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머리말에서 이야기한다. 고민이 있을 때 펼쳐볼 수 있는 책 한 권으로의 역할도 기대해 본다. 나의 청소년기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참 많이 풍요로웠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