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에게 계속해서 책을 읽자고 하는 이유는, 다시 또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만난 이야기가 다른 책에서 언급되면 우리의 머릿속은 거대한 세계로 확장된다. 어느덧 10살 맞이한 조그만 아이는 이미 세계의 많은 나라 이름을 들어봤고 대략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긴 또는 넓은, 그리고 큰" 여러 가지의 퀴즈를 나에게 낸다.
건축은 사실 아이들에게 매우 익숙한 분야다. 석재와 철근, 콘크리트가 아니더라도 이미 나무로 플라스틱으로 수없이 쌓고 부수어 본, 누가 가르치지 않았어도 원초적으로 즐겨온 놀이이다. 아이들은 이를 통해 상상을 하고 그걸 표현해 내고 자신만의 세계를 다진다. 여행을 가면 우린 산천을 즐기는 시간도 있지만 사실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은 이 건축물들을 둘러보러 간다. 그러고는 멋지다고 탄성을 지른다.
어른이 된 우리는 나의 공간을 꾸미는 것에 관심이 많다. 편해야 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가득해야 한다. 공간이 작은 것보다는 넓은 편을 꿈꾼다. 각자가 원하는 집의 모양 역시 다르다. 편안한 아파트든 또는 작아도 마당이 딸린 주택이든 각자의 성향과 삶의 방식이 사는 곳을 고른다. 어린 시절의 우리처럼 스스로 만들어내기보다는 건축이 된 건물을 돈을 지불해 선택하는 정도에서 대부분 타협한다.

건축은 모든 것의 통합이다. 과학과 철학 그리고 미학을 담은 건축물은 한 나라를 상징하고 한 가정을 상징하며 또 우리를 상징한다. 이렇게 역사가 시작된다.
재미있는 스토리를 따라 책을 읽으며 로마의 역사와 그들의 삶을 건축물로 살펴볼 수 있었다. 중간중간 들어본 이름이 등장하며 이야기가 덧씌워진다. 그때의 로마를 상상해 볼 수 있고, 나라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아이에게는 모험심을 키워준다. 유현준 건축가의 머리말을 곱씹어 읽었다. 참 맞는 말씀, 그리고 어우러짐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해 본다. 시간과 공간을 조화롭게 간직한 이들 건축물을 특히 한 나라의 랜드마크를 따라가는 이 시리즈의 간결한 기획이 앞선 이집트와 파리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특별히 건축은 나와는 상관없는 분야라 생각했던 사람으로서 책을 읽으며 이렇게나 사고가 흐를 수 있었던 건 머리말이 도와준 덕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