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탄광마을 사우나
이인애 지음 / 열림원 / 2025년 12월
평점 :
끝내 3천만 원의 행방을 알고야 말겠다고 주말 시간 아이를 보면서 결국 읽어냈다. 손을 놓고 싶지 않았다. 책을 덮으며 개운해졌고, 반짝이던 비누 거품은 내 귀에서도 깨끗이 씻겨나갔다.

문 닫은 탄광마을로 민지가 찾아들어간다, 다시. 이곳에서 아픔을 마주하며 텅 비어 버린 마음을 눈과 코의 물이 가득 채운다. 민지의 여정에 어느덧 내가 겹쳐져 민지가 걷는 길, 앉아 있는 의자 옆이 내 자리가 되었다. 문득, 나는 엄마의 젊은 시절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나에게 엄마가 된 이후의 역사만 그려지는 사람이다.

책을 읽으면서도 또 덮고 나서도 작가의 이야기가 궁금한데 정보가 적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쓸까. 유우명한 작가가 되기도 전에 이런 글을 쓰는 그는 민지를 닮았을까, 정훈 같을까, 서연 같은 마음을 가진 이일까... 지난해 이런 류의 베스트셀러 작품을 몇 편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나 역시 이런 류 라는 표현이 어색하지만 마땅히 다른 표현이 적었다. 모두가 즐겼고 누가 봐도 좋은 책들, 시대를 관통한 그 관찰력에 놀랐다. 덕분에 다시 소설에 푹 빠졌다. 우리 소설이 얼마나 훌륭한가 또 느꼈다. 이렇게 책이 즐거워지고 덕분에 다양한 분야의 책들에 관심을 가져 수십여 권을 읽다 다시 만난 <탄광마을 사우나> 앞에 말문이 턱 막힌다. 내가 그때 읽었던 김애란 같고, 내가 그때 숨 막혔던 한강 작가처럼 지금 이인애 작가의 이야기들이 자꾸만 내 귀에 가라앉는다. 티라미수를, 생각만 해도 간지러운 고양이를, 그리고 숨 막힐 듯 뿌연 사우나의 공기를.

작가의 다른 책을 하나씩 찾아 읽어보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