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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분 편의점 3호 - 극장점 그림자 귀신 대소동 ㅣ 24분 편의점 3
김희남 지음, 이유진 그림 / 사파리 / 2025년 12월
평점 :
극장에서 만나는 과학 이야기
하루에 24분만 여는 독특한 편의점의 주인은 정체를 숨긴 편사장 할머니다. 이들은 버스를 타고 간이 편의점을 옮기며 사람들을 만난다. 편의점 업무를 돕는 작은 고양이 기냥이는 나름의 임무를 매우 충실히 수행하면서 편의점을 찾는 손님들과 대화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의 실마리도 제공하는 훌륭한 보조이다.

처음 아이와 이 책을 만났을 때 정말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보아 오던 과학동화에 비해 글씨가 큼직큼직 한데다 그림도 많고, 과학 지식을 곳곳에 배치해 딱딱하게 학습을 유도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아이가 환상을 가지는 편의점을 배경으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에 판타지가 가미되어 참 재밌다고 느낀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벌써 3호점까지 만났다.
책 한 권을 통해 아이가 무언가를 완벽하게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다 보니, 이만한 구성으로도 아이는 반복해서 용어를 익히고 다른 책에서 개념 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책에서는 빛이 주된 주제이고, 광원에 대한 개념 이해를 시작으로 우리가 사물을 볼 수 있는 원리에 대해 말한다. 자연스레 빛이 반사하는 특성에 대해 알게 되고,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그림자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에피소드로 풀어낸다. 그림자 이야기는 물체와 광원이 가까이 있을 때와 멀리 있을 때 크기 차이가 난다는 부분까지 짚고, 작은 구멍을 통해 카메라에 상이 맺히는 모습도 보여준다.

지금 아이는 이 정도의 개념을 알고 넘어가기 딱 좋은 시기이다. 앞으로 이를 교과서로 접할 것이고, 빛의 개념 관련해서는 집에서도 가볍게 실험할 수 있는 것들이 참 많다. 책을 읽는 과정 동안 과학 지식 주입은 거의 없다. 과학 탐정 동화의 형식을 띠고, 사건의 해결을 위해서는 반드시 과학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므로 아이도 가벼운 개념 설명을 빼놓지 않고 읽어낸다. 더구나 개념 설명이 필요한 페이지는 등장인물들이 총출동한다. 거꾸로 된 상 하나를 보이기 위해 등장인물 여럿이 극장의 의자에 앉아 각자 느끼는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라든가, 광원 설명을 위해서 편사장과 반대편에 있는 멘붕 박사도 눈에 불을 밝히고 듬성듬성한 머리 위에 사과를 올린 채 독자의 관심을 끄는데 열심이다.

24분 편의점이 방문하는 곳이 늘수록 책 한 권 한 권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