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판타스틱 드래곤 - 첫 드래곤을 위한 필수 가이드북
존 탑셀 지음, 댄 말론 그림, 윤영 옮김 / 다산어린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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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것 좀 봐!"

"엄마! 드래곤 키우고 싶어? 그럼 대답해 봐~"

보호자 체크리스트를 하나하나 묻고, 책 속에 있던 입양 확인서를 나풀거리며 이것만 있으면 드래곤 입양이 가능하냐 묻는다. 아이가 이토록 드래곤 입양에 관심이 많은 건, 자기에게도 반려동물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드래곤이랑 아주 비슷한 도마뱀이다. 밥 챙겨주기와 습도 조절을 위한 분무에 열성이다.





세계는 참 넓은데 수천 년 간 이들이 믿어온 종교와 신앙은 신기하게도 비슷하다. 용에 대한 우리의 기록도 삼국시대부터 남아 있고, 아이와 영어 책을 읽으면서 중세의 기사 이야기에는 기사가 물리치기 위한 용의 존재가 쉼 없이 등장한다. 재미있는 건, 우리의 경우 용의 존재는 우리를 보호하는 호국의 의미가 강하다. 오죽하면 문무대왕은 죽어서라도 용이 되어 나라를 지켰다는 전설이 남아 있을까. 반면, 서양인들은 용을 두려워하며 그들과 맞서려 했고 이들이 강력하다는 것을 묵인하며 함께 고난을 헤치는 데 힘써왔다.


다양한 드래곤의 종류를 한 데 모아 설명해 둔 저자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놀랍다. 대부분의 문화에서 공통적으로 보여 주는 드래곤의 모습을 놀랍게도 재현해서 한 권에 모아둔다. 아이는 그 디테일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드래곤을 길들이는 처음부터 끝까지가 책 속에 담겨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기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것부터 마음가짐, 그리고 어린이에게 특히 필요한 부모님의 동의, 그리고 이후 이들이 커져나가 감당해 나갈 수 없을 때를 대비한 다짐, 작은 생명의 소중함, 이들을 길들이는 방법. 알차게도 쓰여 있다. 100페이지가 훌쩍 넘는 친절한 길들이기 가이드다.





<나의 판타스틱 드래곤>은 아이들에게 희망을 줌과 동시에 상상력을 자극하고, 현실에서 맞닥뜨릴 반려동물 키우기의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상기한다. 아이는 끄덕끄덕 그 상황을 인지하며 이 책을 읽어나가는 모습이다. 우리 집 작은 도마뱀은 책 속의 살라만더와 닮았고, 드래곤의 유래를 보통은 거대한 뱀이나 도마뱀에서 상상했을 거라고 추측하는 의견들이 많으니 우리 집에도 드래곤이 사는 셈이다. 작고 빠르고 쉽게 손 닿지 않는 이들은 수명이 꽤 길기 때문에 가정에서도 충분히 아이의 성장 내내 함께 할 수 있다. 아주 작은 아이부터 이미 커버린 어른까지 환상의 드래곤을 꿈꾸게 해주는, 내 드래곤을 길들이기 위한 단 한 권의 안내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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