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경청
김주현 지음, 오승민 그림 / 만만한책방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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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 아이는 어려서 유치원에서 배웠던 단어일 텐데.. 내 입으로 경청이란 단어를 해본 기억을 더듬어 본다. 없는 듯해 이 또한 낯설다.


: 엄마 말 들려?

: 집중 좀 해!

: 엄마 벌써 두 번 말했다!!


이런 말들은 '내 말에 귀 기울여 봐, 널 위한 거야'로 가장한 나의 요구들이 대부분이긴 했다. "선생님 말씀 잘 들어." 정도는 경청을 의도한 거였던 것 같은데, 사실 아이는 밖에서 굉장히 예의 바르고 친구들을 좋아해서 다투는 상황이 거의 없다. 보통의 남자아이처럼 노는 걸 좋아하고 위험하게 뛰거나 소란스럽게 구는 게 다일뿐이다. 내가 "경청해야지."라고 말할 일이 거의 없었다. 필요하다면, 경청의 자세는 나에게 필요한 게 사실이다.




제목이 거대한 책을 넘기며 소제목이 참말로 간질간질하다. 게다가 이 제목 모두 코끼리가 지었을 것을 생각하니 웃음만 난다. 이 앙증맞고 푸짐한 코끼리의 단어들이라니. .

책 속의 경청은 '잘 듣는 것'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1. 너에게 다가갈 땐 너의 시간을 존중할게.

2. 네가 하는 사랑의 모습을 그대로 인정한다!

3. 부디, 무례하지 않게

4. 너의 너다움을 인정하기.

5. 함께 오래

6. 친구의 마음을 헤아려 보기.


여기에 더해, 작지만 진실하게 속마음을 전하면 그게 커다란 모습이 된다.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던 우리 어렸을 적 친구의 모습. 이 모습을 다시금 떠올리며 내가 어떤 얼굴로 네 앞에 서 있어야 하나 생각해 본다. 덕분에 오돌토돌하고 뱅글뱅글한 가지가지의 모습들이 우리 마음을 포슬포슬 안아주는 책이다. 돌멩이와 코끼리의 여행의 끝에 코끼리의 소원은 꼭 이루어졌을까?




예쁜 동화 한 권이 들려주는 작은 생명의 이야기.

조개껍데기, 단추, 구슬, 열매, 옷핀, 돌멩이 모두 소중한 너를 마중 나갈 땐, 호주머니 가득 챙기는 모습 앞에 그 시간을 기다려 주고 그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는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오늘도 눈부신 단풍 앞에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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