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의 기술 - 나이 들수록 지혜, 행복, 가족, 관계, 내면이 충만해지는
이호선 지음 / 오아시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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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인 나이로는 마흔이 된지 수년이 지났는데, 사실 사회생활 경험 여부나 심리 상태로 아직은 나 스스로 마흔이 갓 넘은 걸로 느껴진다. 예전 우리가 서른 즈음에를 들으며 그때의 나이가 지금의 사십에 가깝다고 느끼며 나이를 깎으려 했고, 이 책을 만나고서도 내 정신 상태는 마흔이라고 느끼며 얼추 나이를 잊어본다. 이호선 선생님은 최근 방송 프로그램에서 매우 자주 접하는 분이고, 이 분의 조언을 들으면 굉장히 마음이 따뜻해진다. 강한 어조로 이를 물고 다 큰 성인을 혼내는 모습이 나올 때조차, 그분의 눈망울은 촉촉하다. 그래서인가 책 표지를 보면서 역시 마음이 촉촉해졌다. 읽는 내내 목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촉촉하게.




1. 불안하다면 일단 시간 낭비 말고 나가 뛰어라.


사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안 그래도 러닝 열풍이 분 대한민국에 보태시는가 싶었다. 앞서, 인트로에 죽고 싶어도 떡볶이를 먹고 싶어 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넌지시 했기에 왜인가 러닝도 트렌드에 맞추어졌다. 그래서 다시 한번 돌려 생각해 봤다. 왜 첫 번째 이야기로 뛰라는 걸까? 마흔 이후의 건강 상태 혹은 이 책이 50대 이상에게도 읽힐 텐데 뛰란다고 뛰는 4,50대가 얼마나 있을까? 이 말의 진의는 무엇이지? 가만 다시 읽어보니, 에너지 발산이란다. 그렇구나!

방송에서도 뒤늦게 어른들의 ADHD 증상을 많이 이야기하고, 나이 들수록 공황장애나 불면증을 겪을 가능성도 많아진다. 또 과거에 우리 부모님들은 분노조절 장애이거나 화병의 형태로 겪었을 아픔들이 지금은 새롭고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중요한 건, 저 위의 다양한 증상이 우리의 에너지를 부정적으로 발산시키고 부정적인 방식으로 내 몸과 맘을 갉아먹어 갈 거란 사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부정적인 에너지도, 과하게 넘쳐나는 에너지도 좀 발산해야 한다. 애들만 에너지 발산이 필요한 게 아니라 어른들도 에너지를 발산해야 한다.


2. 아! 쟤는 저렇게 살다가 죽겠구나.


마흔에는 손절하지 말자는 조언을 가만 읽다가, 내가 입에서 번번이 되뇌던 문장을 발견했다. 내가 늘 그랬다. 아! 쟤는 저렇게 살다가 죽겠구나~ 그러니, 가까이하지 말아야지. 관심 끊어야지! 아마도 그렇게 20여 년을 지내왔나 보다. 내 마음으로 자르고 관계를 마쳤었다. 그렇게 지금의 마흔 내 곁엔 나와 맘이 잘 통하는 사람만 남아서 행복할 줄 알았다. 그렇데, 남은 이가 없다. 자칫하다가는 내 아이, 내 남편도 나를 떠나갈 심산이다. 내가 참 고집불통이었구나 싶다. 에너지가 딸린다고, 이대로도 좋다고, 나는 많이 없어도 된다고 열심히 생각했는데 결국은 그렇게 내가 편해졌나 생각해 보니 그건 아니더라. 비바람에 젖지 않고 익어가고 싶었나 보다. 마흔에는 손절하지 말고, 그들이 악마가 아닌 이상에야 관심 대상 정도로 두면 된단다. 그래서 앞으로 이십 년은 그리 살아보려 한다.




3. 사랑의 본질은 낭비와 사치예요.


사랑하면 좋은 걸 나누고 싶고, 함께 좋은 걸 보고 싶고, 함께 맛있는 걸 먹고 싶어진다. 그이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마음을 헤아려 선물도 정성껏 준비한다. 열심히 써야 하고, 그 정도는 때론 이성을 마비시키기도 한다. 내가 가진 모든 걸 아껴 내 아이에게 주고 싶다. 아이가 필요한 건 무리해서라도 준비한다. 이제는 사랑의 의미를 내 사랑하는 아이에게 대입시키니, 왜 사랑이 낭비와 사치로 이루어지는지 알겠다. 자기가 가진 머리카락을 자르고 하나뿐인 시계를 팔아서 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사랑이었다.

마음이 촉촉해진다. 작가가 나이를 책 제목에 붙여서 마흔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가 크게 와닿는다. 비슷한 말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르듯 늘 자기 계발서에서 읽어오던 이야기도 다르게 들리고 읽힌다. 마음이 시켜서 하는 일은 이렇게나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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