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분 편의점 2호 - 섬마을점 긴급 기름 제거 작전 24분 편의점 2
김희남 지음, 이유진 그림 / 사파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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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엉뚱해도, 황당해도 괜찮아. 편사장님이 과학은 엉뚱한 생각에서 시작해서 쓸모 있고 위대한 발명품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셨거든.




아이들이 원하는 걸 잘 알고 있는 책이다. 우리 집의 경우도 아이가 서가에 꽂혀 있는 수많은 과학 책 가운데 이 책을 골라 읽으며 24분 편의점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2권이 새로 출시돼 함께 읽으면서 참 좋다고 여러 부분에서 느꼈다.

페이지 당 글자 수가 적은데 내용이 참 충실하다. 책의 각 장은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끝까지 자연스레 이어지는 큰 줄기이다. 설명을 상세하게 글자 수를 늘려가는 것보다 아이들이 관심 있게 조목조목 살펴볼 수 있는 큰 그림에 지면을 할애했지만, 그렇게 살아남은 문장들은 친절함을 포기하고 아이들에게 상상할 틈을 준다. 게다가 머리카락과 입술, 눈썹에 이르기까지 인물들을 살피면서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아이가 집중할 여지가 많다.





마냥 흥밋거리만 남기는 책도 아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과학 지식 역시 놓치지 않고 끝까지 간다. 중간중간 편의점 깜짝 쿠폰이 등장해 아이들이 호기심에 한 번씩 넘겨볼 수 있도록 돕는다. 이번 책의 주제는 혼합물의 분리 관련 주제였으며 이를 순물질과 혼합물, 물질과 물체, 물질의 상태 변화로 나누어 살폈다.

주인공이나 사물의 이름도 딱 아이들의 눈높이이다. 편사장, 알바생 기냥이, 맨붕 박사, 팥붕과 슈붕, 물 뱉는 하마, 붕어까만코, 커져레이. 마지막에 이들이 발명해 낸 과학 발명품 역시 작은 섬에서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과 가장 먹고 싶은 것이 결합된 마음으로 탄생했다. 물과 라면,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편의점.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아이들의 구미를 잘 맞춘 과학 동화가 최근 들어 처음이다. 과학 동화의 특성상, 실사도 들어가야 할 것 같고 과학적 지식을 한 권에 필요한 만큼 넣으려면 욕심이 많이 들어간다. 편집자와 작가의 진심, 그리고 학부모의 기대와 바람. 그러다 보면 부모는 아이가 책든 손에만 마음이 가서, 아이의 재미를 놓칠 수 있다. 시시때때로 아이들이 웃고 있는지 눈이 반짝이는지 살피는 걸 잊는다. 읽고 뭐 하나라도 머릿속에 넣어주었으면 하는 마음 대신 아이에게 그때 필요한 것을 쥐여주고, 이를 통해 욕구 해소와 나도 한 번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해주면 되는 게 사실인데 말이다.





이 책이 도착하고 아이는 벌써 여러 번 읽었다. 아이를 보며 요즘 특히 깨알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소소하지만 즐거운 일을 종일 쉼 없이 하고 있다. 책의 소개 글처럼 아이에게 지금 딱 맞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짜릿짜릿 흥미진진한 모험 속에 깨알 같은 지식이 가득한 과학 충전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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