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놀이 학교 : 레서판다랑 훌라후프
신현경 지음, 서지영 그림 / 브릭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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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 교육의 목표는 아이들에게 효능감을 키워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싶은 놀이를 찾아내서, 조율 후 규칙을 정하고, 결과에 따라오는 승패에 순응하기. 다음을 기약하는 각오를 다지거나, 오늘의 승리에 취하거나 등. 이렇게 키운 '할 수 있다'는 마음은 아이들이 살면서 무한한 힘이 되어 준다. 누군가의 믿음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결정하고 해냈다는 데서 오는 나에 대한 믿음의 힘은 참 크다.






오늘도 아이는 5교시에 놀이 시간을 가졌다. 다섯 명이 모여 미니카 멀리 보내기를 위해 교실 뒷문을 열어 거리를 조절하고, 게임 시작 후에 놀자고 찾아온 친구에게는 오늘은 이미 게임이 시작되었으니 내일같이 하자고 했단다. 종이비행기 놀이를 할 때는 '우리 팀'과 '너희 팀'으로 갈라 놀이를 한다고 한다. 아이가 속한 '우리 팀'은 기술이 조금 부족해 기본기에 충실한 멀리 날리기 위주로 접기를 하고, '너희 팀'은 기술을 연습하는 팀이라 회오리 날리기나 기술 등을 연습한다고 했다. 잘 하고 못하고 가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들어가고 싶은 곳에 들어가서 함께 놀자고 하면 된다고 했다.


추천사에 있는 "놀이의 경험은 아이의 자신감과 수업 태도, 선생님과의 관계에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 와닿았다. 이 어린아이들이 교실에서 숫자를 배우고, 바른 한글을 익히느라 하루 반나절을 보내는 시간 보다 학교에 도착해 자리에 앉아 사물함을 정리하고, 책을 꺼내 읽고, 급식을 먹고, 수업 후 자기 주변을 정돈하는 시간이 더 귀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꽉 채운 시간에 놀이를 더해 쉬는 시간과 교과 시간에 넣는 것은 참 바람직하다고 본다.







놀놀학교가 만들어지기까지 편을 가르는 어른들의 모습이나, 그로 인해 폐교 위기에 처한 상황 등도 부모 입장에서 눈여겨보게 되는 부분이었다. 최근 학령기 어린이 감소로 폐업하는 영유아 보육기관은 주변에서도 많이 접했던 상황이고, 초등학생들이 읽는 동화에도 폐교 위기의 학교 이야기는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훌라나, 숨바, 보드, 위위, 두기 친구들의 모습 역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의 아이들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런 친구를 대하는 솔직한 아이들의 태도와 행동도 상당히 사실적이었다. 친구의 표정과 말 한마디에 상당히 주의를 기울이고, 친구와 함께 하는 시간들을 소중히 한다는 걸 잘 보여주는 책이다. 단행본이 아니고 앞으로도 이어질 스토리라니 기대가 크다. 최근 아이가 읽은 작가님의 <야옹이 수영교실> 역시 비슷한 만화 형식의 책이었다. 재미있게 읽은 책 작가님의 신간을 만나게 되는 것도 책을 많이 읽는 친구들이 일상에서 겪는 소소한 행운일 거다. 이렇게 책을 읽고 놀면서 아이는 잘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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