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요의 신비한 고전책방 : 만화 구운몽 미요의 신비한 고전책방 2
요니요니 지음 / 윌북주니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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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꿈같은 현실이면, 하루하루 저무는 게 얼마나 아쉬울까.

교과서에서 읽은 구운몽은 참 어렵고 지루했다. 배경지식이 없는 데다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해 헷갈리고, 여고생의 감성으로는 저들의 연애 상황이 참 터무니없었나 보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나도 지금은, 꿈같다. 교복을 입고 교실에 앉아 초록칠판 속 구운몽을 바라보았던 것 같은. 그때 이 책을 먼저 읽었더라면 내 인생의 구운몽은 참 좋은 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성진과 여덟 부인이 참 생생하고 아름답게 살아났다. 한 명 한 명 한자 풀이에 이름까지 상상해 그려냈다. 마냥 사건을 나열하지 않고, 간결한 대사와 표정으로 읽는 사람의 상상력도 한껏 응원한다. 그림 속 배경이 생략되어 인물들이 크게 보여, 곁에서 종알거리는 느낌도 즐겁다. 원작도 거의 남아 있다.

쉼 없이 책을 따라 읽고 마지막에 이르니, 작가 소개부터 문학 작품으로서 구운몽이 가진 특징과 의의도 적절한 눈높이로 적혀 있다. 작가가 특별히 남겨둔 각각의 서사로 충분히 이해할 만한 내용들이다. 특히 원작의 도입과 만화 구운몽의 도입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읽는 이가 오해하지 않도록 상세하게 일러둔 점이 눈에 띈다.

본래의 구운몽이 가진 불교사상, 유교적 의미 같은 것은 어찌 보면 현대에는 퇴색되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이들이 즐겨 읽는 그리스 로마신화와 삼국지는 서양과 중국 문학의 보물과도 같다. 우리 아이들이 읽는 한글소설과 고전소설 역시 충분히 이렇게 현대식으로 바꾸고 아이들에게 읽혀야 한다. 그러나 본질을 훼손하거나 때로는 불경하다 여겨져 쉽게 손대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꿈은 보람차지만 때론 버겁다. 미요의 신비한 고전 책방이 화려하게 우리 소설을 담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희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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