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클럽

탐정 클럽 - 그들은 늘 마지막에 온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10월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강 콤비가 욕망에서 태어난 다섯가지 사건에 도전하다... 

탐정클럽... 일본 추리소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영화로도 제작되었던 용의자 X의 헌신을 우연히 읽게 된 후 지금까지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참 흥미롭게 읽어왔기에 이 책 역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의 책을 읽다보면 추리 미스터리 이야기속에는 인간의 심리가 잘 표현되어 있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문제를 담고 있어 깊게 생각해 볼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현관 앞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키 큰 남자와 같은 색깔의 재킷을 걸친 여자가 서 있었다. 남자는 30대 중반이고 도저히 일본인으로 보이지 않을 만큼 얼굴 윤곽이 뚜렸했다. 여자는 20대 후반 정도로 보였다. 새카만 머리칼이 어깨까지 늘어졌고 위로 길게 찢어진 눈에 입술을 꼭 다물고 있다. - 46 page. 

이 책에 실린 다섯편의 단편은 그의 초기 작품들이라 하는데 표지에서도 대충 짐작할 수 있듯이 남자와 여자 각 한명씩 두명으로 구성된 탐정클럽은 VIP만을 대상으로 활동하며 그들이 해결해야 하는 다섯가지의 사건을 파헤치게 됩니다. 검은 양복에 억양없는 말투와 무표정... 의뢰인들 조차도 그들의 정보를 모르는 베일에 둘러싸인 존재들... 의뢰인들이 요구하는 뒷조사와 살인등의 모든 것들을 조사하지만 그들은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비밀 클럽이기에... 단편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좋아하는 장르와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이름 때문인지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나름 괜찮았던 이야기 들이었습니다. 

다섯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첫번째 위장의 밤과 세번째 의뢰인의 딸인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자신들이 숨기기로 계획한 회장의 사체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이를 둘러싼 진실 밝히기가 흥미로웠고 어머니의 죽음으로 부자연스러운 가족들의 행동을 의심하게 된 후 진실을 밝혀달라 의뢰하게 되는 딸... 어머니의 죽음 뒤에는 슬픈 진실이 담겨 있어 가슴이 아팠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재벌에 감추어진 사실을 파헤치는 책들이 많이 출판되고 있는데 그들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씁쓸하면서도 참 안타까운 생각이 들더군요. 

위장의 밤, 덫의 내부, 의뢰인의 딸, 탐정 활용법, 그리고 장미와 나이프 까지 다섯편 모두 흥미롭게 읽었지만 단편이라 그런지 전에 읽었던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 등의 상상하지 못했던 충격적인 결말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을 수 없는 마력같은 힘은 여전히 존재하더군요.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고 또 더 충격적인 사건들도 존재하는 사회이기에 개인적으로는 이야기들이 그렇게 충격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저도 무뎌져 버렸나 봅니다. ㅋ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이야기 속에는 사회문제에 대한 고발이 담겨 있기에 현대인의 물질만능주의에 대해 새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