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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 - 길 내는 여자 서명숙의 올레 스피릿
서명숙 지음 / 북하우스 / 2010년 8월
평점 :
놀다가 쉬다가 걸을 수 있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길, 올레 이야기...
무더운 여름의 휴가도 끝났기에 아직 더위는 물러가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가을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것을 느끼고는 합니다. 추석이 다가오고 있기도 하구요... 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 꼬닥꼬닥이라는 단어로 인해 제목 자체 부터가 흥미롭게 다가오는데 꼬닥꼬닥의 뜻은 제주도 말로서 천천히라는 뜻이라 합니다. 워낙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이다 보니 꼬닥꼬닥이 더 의미있게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책이 벌써 올레길에 관한 세번째 도서인데(제주도에 관한 책을 포함하면 더 많구요.) 이것만 보더라도 올레길은 저의 중요한 관심사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제주올레길은 워낙 잘 알려져 있기에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인데 이 책의 저자이기도 한 서명숙님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었고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이 올레길 코스에 관한 에세이 형식의 이야기 였기에 올레길의 속내를 알지도 못했는데 이 책은 저에게 많은 것들을 알려주더군요.
금방이라도 뛰어들고 싶은 시원한 검푸른 제주도의 바다와 제주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올레길의 사진으로 인해 표지부터 읽고 싶게 만드는 이 책은 올레길을 만든 서명숙님의 올레 사랑이야기라 할 수 있는데 글 속에는 올레길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느껴졌고 소박하면서도 맛깔스러운 수다는 정겨움과 함께 즐거움과 편안함을 주었습니다. 산티아고의 순례길을 걷다 문득 고향땅인 제주에도 이런 길을 내고 싶었다는 저자... 그녀는 이 생각을 실천으로 이어 제주올레를 탄생시키게 되었는데 모든 일이 그렇지만 그 과정속에는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었더군요. 올레라는 말은 집앞으로 들어오는 작은 길을 뜻한다고 하는데 작은 올레길이 모여 제주라는 섬을 잇고 있었습니다. 아직 제주 전체는 아니지만... 최대한 자연을 해지지 않는 1미터 남짓 폭의 길에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올레길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 할수 있는 분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세세한 부분을 알 수 있어 뭐랄까 올레길과 더 가까우지고 조금 더 친숙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책은 올레길의 가이드 북이라기 보다는 올레길을 통한 사람들의 소통의 이야기라 할 수 있는데 올레길의 사람들의 이야기라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가기전에는 생각만으로 들떠서 행복하고 도착해서는 눈이 행복하고 마음이 편안해 즐겁고 행복하며 돌아와서는 추억에 또 한번 행복해지는 여행... 제주도는 딱 한번 가봤는데 그때의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 같네요. 그 당시에는 올레길이 잘 알려지지 않아 가볼 생각도 하지 못했기에 올레길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된 지금 기회가 되면 꼭 한번은 걷고 싶습니다. "재기재기 와리지 말앙 꼬닥꼬닥 걸으라게" (빨리빨리 서둘지 말고 천천히 걸어라) 쫓기듯 달려가는 일상에서와는 달리 마음의 여유를 갖고 천천히 걸을 수 있는 올레길이기에 더욱 끌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