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큐피드의 동생을 쏘았는가
데이비드 헌트 지음, 김승욱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한밤중의 스산한 분위기의 거리를 걷는 느낌의 이야기, 그리고 인간의 내면... 

누가 큐피드의 동생을 쏘았는가... 왠지 모를 섬뜻함이 느껴지는 표지도 그렇지만 제목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들어 집어들게 된 책입니다. 현대 미국을 대표하는 범죄 스릴러 소설의 대부로 불리는 윌리엄 베이어가 데이비드 헌트라는 익명으로 발표해 문단의 거장들에게 감탄과 충격을 안겨주었다는 작품... 하지만 저는 윌리엄 베이어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작품을 만나 본적도 없기에 기대와 함께 호기심을 가득 안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범죄는 생활속에서 자주 일어나고 생명을 빼앗는 경우도 많아 이러한 소식을 접할때면 안타까울 때가 많은데 책속의 범죄 스릴러적인 이야기를 만날때면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이야기 이기에 안타까움 보다는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장감으로 왠지 모르게 끌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장르의 도서나 영화들을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언제부터인가 범죄 스릴러 소설의 매력을 알게 되어 지금은 푹 빠져 버린것 같습니다. 소설 속이나 현실세계나 갈수록 치밀해져 가는 범죄가 많아지고 있기에 범죄 소설을 읽을때면 주어진 증거와 정황을 바탕으로 추리해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정확한 추리를 한 경우는 거의 없지만 가끔 비슷하게 맞추었을 때는 정말 희열을 느끼고는 합니다.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일어나는 정말 끔찍한 토막살인사건으로 시작됩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어느 거리의 쓰레게 수거함에서 토막시체가 발견되는데 그의 이름은 팀... 거리에서 동성애자들에게 몸을 팔며 생활을 하고 있었던 그는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되고 이틀 뒤 몸통 부분은 멀리 떨어진 공원에서 발견됩니다. 시체로 발견된 팀의 몸에는 15년전 잠정 종결되었던 연쇄살인 사건의 흔적이 남아 있는데... 사진작가이지만 색맹에 광과민 증세까지 보이고 있는 케이... 이야기는 그녀의 시점으로 전개되는데 그녀는 이것을 사진으로 남기게 됩니다. 모두 흑백사진으로... 케이의 신체적 특징인지 아니면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야기 속에는 유난히 안개가 많이 등장하는데 이것으로 인해 더욱 음산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팀의 유일한 친구이자 15년전 연쇄살인사건의 열쇠를 쥐고 퇴직한 경찰관의 딸 케이... 그녀는 팀의 죽음이 단순히 살해된 것이 아님을 직감하고 살해된 원인을 찾아 나서는데...  

케이는 조사 과정에서 성판매자인 하류층에서 성구매자인 상류층까지 모든 사람들의 인간 내면에 자리잡은 탐욕과 진실을 들여다 보게 되는데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부분이 잘 표현되어진 것 같습니다. 보통의 범죄 스릴러 소설과는 조금 다르게 이야기 속에는 트릭이나 반전 그리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감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점이 차별화 되어 계속해서 일관되게 묵묵히 진행되는 전개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 580 여 페이지의 짧지 않은 분량이지만 몰입이 잘 되어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