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혼

세상의 혼 - 시간을 말하다
크리스토퍼 듀드니 지음, 진우기 옮김 / 예원미디어 / 2010년 1월

찰나에서 영원까지... 시간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해 말하다... 

세상의 혼... 제목이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는 추상적인 것들에 관하여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가는 생각이 들어 어렵게 느껴졌었는데 저의 생각과 비슷한 시간에 관한 이야기는 맞지만 처음의 걱정과는 달리 책장은 물흐르듯 넘겨졌습니다. 어떠한 이야기인지 방향을 잡지 못한 처음 부분은 조금 혼란스러웠고 책속의 방대한 양의 지식을 모두 소화하기에 벅찬감도 있었지만요... 시간... 소중한 시간...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시간에 대해 진지하고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고 또 시간을 허비할 때도 정말 많았던 것 같은데 이러한 저에게 시간에 관한 깊이있는 성찰의 시간을 갖을 수 있도록 해주어 기쁜 마음으로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수 있었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시간이지만 이러한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지고 삶이 변화하기도 합니다. 물론 시간 이외의 것들에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요... 문득 미하엘 엔데의 '모모' 라는 책이 떠오르는데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이지만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정말 바쁘게 생활하는 현대인들은 갈수록 시간이 부족해져 가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시간이 없다면 아무것도 없다고 하면서 물리학적에서 영화적으로 그리고 신경학적으로 모든 세상 만물의 이치들을 시간속에 투영해 놓고 있습니다. 저자 크리스토퍼 듀드니는 전문가 이상의 지식을 통한 아주 현실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가 하면 시인이자 에세이 작가라 그런지 때로는 아주 감성적이고 은유적으로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1초보다 작은 시간 단위를 펨토라고 하는데 템토리안의 세계에서 볼 때에 인간의 1초가 이들에게는 몇백만년의 시간이라 합니다. 나니아 연대기를 보면 옷장 속으로 연결된 미지의 세계를 모험하면서 성인이 되어 현실세계로 돌아와 보니 몇 초의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고 합니다. 영화 나니아 연대기를 볼때 궁금한 부분 중 하나 였는데 의문이 조금 풀리는 것 같네요...

같은 시간인데도 어릴때는 시간이 참 더디게 흘러간다고 느꼈었고 성인이 된 지금은 시간이 참 빠르다고 느끼게 되는데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아니 1분 1초에도 수많은 일들이 벌어지는 세상에 살고 있어 이러한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시간에 관한 이야기라 하니 어렵게만 느껴져 딱딱하고 재미없을 것만 같은 선입견이 들기도 했었지만 저자의 박학다식 하면서도 시적인 표현들로 인해 시간이라는 것이 심오하고 신비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또 시간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자연, 철학, 문학, 역사에 대해서도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 재미있고 즐겁게 여러가지 상식들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시간의 신비함이 아직도 저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