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 페이션트
마이클 온다치 지음, 박현주 옮김 / 그책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을 잃은 전쟁의 황폐함 속에서 치르는 또 다른 전쟁... 상처와 치유... 

아카데미 작품상 등 9개 부문 수상작이라 한때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았던 앤서니 밍겔라 감독의 영화 잉글리시 페이션트...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이 번역 출판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즐거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보았던 영화중에 원작이 있는 경우에는 대부분 원작도 함께 읽어보고 있는데 원작과 영화를 비교해 보면 나름 재미 있고 원작을 영화로 어떻게 표현 했는지 알수 있으며 둘 사이의 차이도 느낄 수 있어 좋더군요.(대부분의 원작과 영화는 똑같지 않으므로...) 한편의 소설을 읽으면 즐거리나 캐릭터가 기억에 남는 것이 보통인데 이 작품은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느낌?만이 저의 주위를 맴돌고 있는 것 같습니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남녀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 다룬 영화 잉글리시 페이션트... 몇년 전에 보아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줄거리는 대충 알고 있는데 영화와 책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옮긴이의 말에 의하면 영화와 책 사이에는 큰 간극이 놓여 있다고 하는데 앤서니 밍겔라 감독 역시 이 소설의 플롯을 영화로 각색할 때 아주 매혹적이면서도 도전적인 작업이었다고 하는군요.  

영국인 환자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헝가리인인 알마시, 캐나다 출신이나 유럽 전선으로 파견된 간호사 해나, 시크 교도이지만 영국군 공병인 킵, 이탈리아 인의 이름을 가지고 있으나 캐나다에서 온 도둑이자 연합군 스파이인 카라바지오 한가지 이상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이 네 사람은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갈 무렵 이탈리아의 수도원 빌라 산 지롤라모에서 만나게 됩니다. 전쟁 중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온몸에 화상을 입은 알마시, 전쟁으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아픔을 겪은 후 사람과의 소통을 끊어 버린 해나, 전쟁으로 손가락을 읽고 버려졌으며 모르핀으로 생을 이어가고 있는 카라바지오, 그리고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전쟁의 희생자가 되고 폭탄을 제거하기에 언제 죽을지 모르고 동료들의 죽음을 묵묵히 지켜보아야 하는 킵... 국적과 사는곳이 달랐던 이들이기에 전쟁이 아니었다면 만날 가능성은 거의 없었을 것인데 이들에게 빌라 산 지롤라모는 자신들의 상실이나 고통들을 조금씩 떨쳐버릴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한 고통과 아픔은 전쟁이 끝난 후에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몸과 마음의 흉터로 깊숙이 남습니다.  

저자 마이클 온다치는 스리랑카 혈통이며 영국과 캐나다로 옯겨 생활했는데 이 소설은 한가지에 고착되지 않는 그의 삶의 형상화라고도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간호사 해나, 영국인 환자(잉글리시 페이션트), 해나 아버지의 친구이자 스파이인 카라바지오, 젊은 인도인 공병 킵 이렇게 네사람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기에 화자가 다수이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 그리고 시적인 문장들로 인해서 인지는 몰라도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정말 더디었는데 내용 또한 쉽지 않아 끝까지 읽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작품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끝까지 읽고 나름대로 느낀점이 있으니 이걸로 만족해야 겠습니다. 몇번 읽어 보아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작품이라 시간을 갖고 천천히 읽어보아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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