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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맨스 랜드 - 청춘이 머무는 곳
에이단 체임버스 지음, 고정아 옮김 / 생각과느낌 / 2010년 1월
평점 :
네덜란드를 배경으로 50년의 시차를 넘나드는 제이콥과 헤르트라위의 이야기...
노 맨스 랜드(Postcards from No Man’s Land)... 책을 선택할 때 거의 대부분 제목이나 표지를 보고 선택하고 있어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제목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은 후에야 궁금증이 해소 되었는데 노 맨스 랜드(No Man’s Land)란 전장에서 양쪽이 대치 상태에 있어서 어느 한쪽에 의해 점령되지 않는 팽팽한 긴장감이 넘치는 무인 지대를 일컫는 말이라 합니다. 이 작품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의 배경적인 의미보다는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청춘이 머무는 곳’을 상징하는데 작품 전반에 걸쳐 제기되기도 하는 한쪽으로 치우쳐 생각할 수 없는 여러가지 주제들을(안락사(삶과 죽음), 동성애, 미혼모, 도덕적 규범 등)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책은 네덜란드를 여행중인 17세의 영국소년 제이콥과 제2차 세계대전을 겪고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 헤르트라위라는 할머니의 두 이야기가 번갈아 가며 전개됩니다. 이 사실을 모르고 읽기 시작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고 연관된 것을 찾기도 어려웠습니다. 항상 소심한 태도로 세상을 대하는 제이콥... 자신의 자신없는 기분에 ’생쥐기분’ 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할머니 새라와 함께 사는 그는 자기를 별로 사랑하지 않는 부모와 누나 보다는 취미도 같고 이야기도 잘 통하는 할머니와 사는게 훨씬 행복한 소년입니다. 할머니 대신 할아버지가 참전했던 전쟁에 관련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암스테르담에 온 그는 암스테르담에 도착한 첫날부터 이상한 사람을 만나게 되고 소매치기를 당하게 되기도 하고 비에 몸이 다 젖어 버렸는데 한 할머니 알마의 도움으로 겨우 친척집에 도착하게 됩니다. 알마의 도움으로 네덜란드에서 제이콥을 초청한 할머니의 친지인 헤르트라위 할머니의 손자 단을 만나게 됩니다. 병에 걸려 안락사를 선택한 헤르트라위는 제이콥에게 글을 남기게 되는데 글 속에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의 할머니의 소녀시절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할머니가 헌신적으로 간호했던 영국군이 바로 제이콥의 할아버지 제이콥이었다는 것과 그들만의 시간이 있었다는 이야기...
어리숙 했던 제이콥이 할머니의 이야기를 비롯한 네덜란드에서의 친구들(우연히 바주쳤던 게이소년 톤, 사랑을 느끼게 되는 힐레, 새로운 가족이 된 단 등)과 시간을 보내면서 차츰 성장하는 모습을 담고 있는 내용인데 가치관의 혼란과 혼돈 속에서 갈등하게 되지만 자신의 결정을 믿고 행하는 제이콥을 보면서 저의 청소년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카네기 메달과 마이클 프란츠 상을 수상한 작품답게 섬세함이 느껴지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잊지마. 여기를. 오늘 밤의 모습을.
그리고 다음에 다시 와서 보는 거야.
멈춘 지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거지. - 책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