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민속기행 1 - 사라져가는 옛 삶의 기록, 최상일 PD의 신간민속 답사기
최상일 지음 / MBC C&I(MBC프로덕션)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백두대간 산간마을의 옛 생업관행과 생활문화, 그리고 민간신앙에 관한 세세한 증언으로 비어있는 한국 민중생활사의 한 자락을 생생하게 복원하다... 

백두대간 민속기행... 백두대간(白頭大幹)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의 등줄기를 이루는 산맥을 일컫는 말입니다. 제목만을 보면 현대인들이 선뜻 다가서기 어려운 내용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시골에서 생활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시절의 구수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돋아날 것입니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고 책을 읽다보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열정이 담겨있는지 알 수 있어 이 책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더군요... 바닷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저는 어린시절의 대부분을 시골에서 보내서 인지 이 책에 소개된 여러 이야기와 사투리들이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았는데 제가 어렸을 때의 생활상과 비슷한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라디오를 듣다가 우연히 흥겨운 어르신들의 노래가 들리는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라는 프로그램을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 프로그램의 최상일 PD가 전국 방방곳곳의 소리뿐만 아니라 사라져 가는 우리의 옛 생활상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백두대간을 따라 돌아다니며 그곳의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만나 마을이 생겨나게 된 이야기와 오래전의 생활 모습에 대해 묻고 답하는 형식에 저자의 짧은 글들이 덧붙여져 있습니다. 이 책은 20분짜리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방송되었던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고 하는데 어르신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듣고 있으면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혹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아오셨던 지난 날을 알 수 있었고 조상들이 지켜오던 풍습이나 민속문화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책 백두대간 민속기행은 모두 2권으로 되어 있는데 1권에서는 지리산 자락에 있는 경상남도 산청에서부터 시작해 덕유산을 넘어 추풍령까지, 속리산에서 죽령을 넘고 소백산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2권에서는 태백산에서 대관령까지, 진고개에서 진부령까지에 이르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때로는 세상의 난리를 피할 수 있는 은신처가 되기도 하고 땅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고마운 곳인 백두대간은 맑은 물과 공기,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지만 깊게 패인 주름과 마른 몸을 보면 생활이 그렇게 넉넉하지 않음을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특별할 것 없는 삶의 이야기일 뿐이지만 하나하나의 이야기들이 너무 반갑고 정겹게 느껴지더군요... 어쩌면 콘크리트 사막에서 하루하루를 전쟁처럼 살아가고 있고 정을 느낄 수 없는 사회라 더욱 이러한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세대들에게 급속도로 발전하는 현대사회에서 우리의 것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하듯 시간이 흐르면 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너무 쉽게 잃어 버리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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