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진, 세계 경제를 입다

블루진, 세계 경제를 입다 ㅣ 부키 경제.경영 라이브러리 3
레이철 루이즈 스나이더 지음, 최지향 옮김 / 부키 / 2009년 8월

당신의 청바지에 감춰진 세계 패션 산업과 무역 이야기... 

부키의 경제경영 라이브러리 시리즈 중 세번째 이야기인 ’블루진, 세계 경제를 입다’... 이 시리즈의 특징은 일상생활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들을 통하여 경제경영에 관한 지식을 재미있고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인데 두번째 이야기인 메이저리그 경영학을 인상깊게 읽었서인지 이 책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책의 첫 느낌은 청바지의 한 부분이 표지인지라 청바지를 즐겨입는 저에게는 반가운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글을 읽을수록 결코 쉽게 읽을 내용이 아니더군요... 책을 읽은 후 표지를 다시 자세히 보니 주머니 속에 담긴 이미지의 의미를 알 수 있었는데 왠지 무섭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의 성격을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아마도 세계경제의 흐름과 함께 인권문제에 대한 고발을 함께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청바지...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만국 공통의 의상 이기에 아마 청바지는 누구의 옷장을 보더라도 한벌쯤은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모두의 옷이기도 한 청바지에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니... 지금까지 생각지도 못했던 많은 것들(목화를 재배하는데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하다는 것, 살충제를 많이 뿌린 목화로 만든 청바지이기에 몸에 좋지 않을수도 있다는 것, 청바지 색깔로 쓰이는 인디고 염료도 더이상 오리지날은 거의 없고 인공으로 만든 것이라는 것 등..)을 이 책을 통하여 알게 되어 당혹감 마저 드는군요... 그리고 가장 놀라웠던 건 청바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목화를 재배해야 하고 이 목화는 여러번의 화학공정을 거쳐 소비자의 손에 들어오게 되는데 목화를 재배할 때에는 많은 노동력과 수고가 필요하고 목화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병에 걸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목화는 여러번의 화학공정을 거치게 되는데 보호장구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 작업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유독물질을 포함한 화학물로 인해 중독되고 결국은 죽음에 이르게 된다고 합니다. 당연히 병에 걸리는 사람들은 의료설비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개발 도상국의 사람들이구요... 청바지 제조 과정에서 일하면서도 정작 청바지 한벌 입을 여유가 되지않는 빈국의 근로자들(청바지 원료인 목화밭에서 17년째 일하고 있는 아르젠바이잔의 가니라, 캄보디아의 의류 노동자인 라이와 나트)의 열악한 작업환경은 가난한 삶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비자들은 싼가격에 좋은 제품을 사길 원하고 이러한 이유로 제조업자는 싼가격에 판매하면서 최대한 이윤을 남기기 위해 노력하고... 저자는 청바지의 생산과 소비를 둘러싼 세계 경제의 흐름을 통하여 인권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내용의 구성이 조금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아 읽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전체적인 내용만을 본다면 꼭 한번쯤 읽어야 할 정말 유익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들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즐겨 입었던 청바지가 띠지의 문구처럼 예전처럼 무심히 청바지를 입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책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데 오래전 커피의 생산과 판매에 대한 불합리한 제도에 관한 책이 문득 떠오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