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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아 거울아
그레고리 머과이어 지음, 한은경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독살과 음모로 악명 높은 보르자 가문의 비극이 르네상스 이탈리아 판 백설공주 이야기로 재탄생되다...
고전동화를 성인소설로 재창조하는 작가로 유명한 그레고리 머과이어... 그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지 못했기에 작가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역사적 인물인 체사레 보르자와 그의 여동생 루크레치아가 등장한다는 매혹적인 표지의 문구들을 보고 읽게 된 책입니다. 거울아 거울아 라는 책의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지만 백설공주를 현대식 감각에 맞게 패러디한 내용인데 정략결혼과 근친상간 스캔들 그리고 독살로 유명한 루크레치아에게서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이 탄생되었다고 합니다. 백설공주 이야기를 패러디한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전체적인 틀만 가져왔기 때문에 백설공주와 연관짓기 보다는 하나의 전혀 새로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읽다보면 백설공주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긴 하지만요...
스페인에서 추방된 비첸테 데 네바다에게는 예쁜 딸 비안카가 있는데 그에게는 비안카가 누구보다도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보르자 가문의 체사레와 그의 여동생 루크레치아가 찾아와서 비첸테에게 어려운 일을 맡기는데 그 일은 바로 체사레가 오스만 제국의 권력투쟁에서 진 켐왕자와 포로가 되었을때 왕자가 자신에게 들려준 지혜의 나무의 가지에 달려있는 사과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그것이 성물이라는 비밀을 체사레는 알게 됩니다. 바로 이 지혜의 나무를 비첸테에게 구해오라는 것입니다. 비첸테는 어쩔수 없이 사랑하는 딸 비안카를 루크레치아에게 잘 돌보아 달라고 부탁을 하고 떠나게 되는데 루크레치아에 대한 잔인하고 악랄한 소문이 있었기에 비안카가 무사할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많은 세월이 흘러 아름다운 소녀가 된 비안카를 보게 된 체사레는 비안카에게 반하게 되고 이것을 지켜보던 루크레치아는 비안카에게 질투심을 느끼게 됩니다. 루크레치아는 비안카를 살려두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사람을 보내 비안카를 죽일려고 하지만 차마 죽이지 못하고 살려주게 되는데...
우리에게 동화로만 알려져 있는 백설공주 이야기에 역사적 실존 인물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전개시킴으써 더 사실적이고 흥미롭게 다가오고 긴장감도 더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백설공주 이야기에서도 그렇지만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볼 수 있는데 누구나 가지고 있는 꿈이 너무 과하게 되면 욕망이 되어 결국에는 인간을 타락과 파멸의 길로 내몰리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거울... 거울은 언제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거울을 보는 인간이 자신의 마음속 잣대로 재해석하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을 받아들일수 있는 용기가 없어 두려움으로 인하여... 바로크 문체와 그로테스크한 필치로하고 해서 읽기에 조금 어렵지 않을까 생각도 했지만 무난한 번역이라 읽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