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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쇼지 유키야 지음, 김난주 옮김 / 개여울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되살아나는 그때 그 시절 우리들의 이야기...
모닝이라는 우리말 제목만을 보고는 자연스럽게 morning의 모닝을 떠올리며 상쾌하고 발랄한 이야기를 상상했었는데 영어 스펠링을 확인하는 순간 mourning... 낯이 익기는 하지만 정확한 뜻이 생각나지 않아 사전을 찾아보니 비탄, 애도, 슬픔 등의 뜻이 담겨 있는 단어였는데 후반부에 상복이라는 의미로 언급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morning 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기에(요코하마 근처의 모래 사장에서의 아침 장면) 우리말 제목 모닝이 더 어울리는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학시절 가장 가깝게 지냈던 다섯명중 한명인 신고의 장례식이 끝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키크고 잘생긴데다 패션감각까지 뛰어난 준페이, 존재감은 없지만 모든일에 마무리를 잘 하는 다이, 분위기 메이커 와료, 주위를 리드하는 히토시, 뒤에서 항상 받쳐주는 신고... 이들 다섯명은 다이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며 밴드를 결성하여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며 우정과 추억을 쌓았었는데 대학을 졸업한 이후 신고의 결혼식에서 다섯명이 모두 모인 뒤로는 연락을 주고 받으며 따로 만난적은 있어도 다섯명이 함께 모인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서로 멀리 떨어져 살고 자신의 일이 있기에 바쁜것도 있지만 다함께 모이자고 한 사람이 없었기에 20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난 후인 신고의 장례식을 통하여 이들은 한자리에 모이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저 역시 졸업한지 몇년 지나지 않았지만 가까이 사는 친구를 제외하면 1년에 한번 만나기도 어려운 것 같은데 하루하루 바쁘게 살다보니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처럼 장례식이나 결혼식등의 큰 일이 있어야지만 만나지는 친구들... 장례식을 마치고 모두 돌아갈려고 하는 때에 준페이의 입에서 "난 자살할 거야" 라는 충격적인 말이 들려옵니다. 처음에는 믿을 수 없어 장난일거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준페이의 평소 성격과 지금의 자세를 보고 진심임을 간파한 세명은 돌아갈 비행기표를 모두 취소하고 함께 자동차를 타고 자신들의 집까지 데려다 달라고 합니다. 그 전에 자살하려는 이유를 생각해 내면 자살을 취소하겠다는 대답을 받고서... 자살하려는 이유를 생각해 내라는 준페이의 말에 자신들이 이미 이유를 알고 있다는 가정하에 그 이유를 찾아 함께 생활했던 대학생 시절의 추억을 떠올린 서로의 이야기를 통하여 조금씩 밝혀지는데...
이야기를 읽으면서 학창시절 친구들과의 추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는데 그때 그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하고 한동안 연락을 하지 못했던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하고 반가운 마음으로 술 한잔 하고 싶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 였습니다. 가슴속 깊은 곳에 담겨 있던 친구들과의 추억을 꺼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 이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