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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중원 1 - 이기원 장편소설
이기원 지음 / 삼성출판사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구한말,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병원 제중원에서 신분의 벽을 뚫고 최고의 의사가 된 백정 이야기...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에 관련 도서들에 관심이 많고 또 즐겨읽는 편인데 이러한 저의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의 역사소설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어 흥분과 기대를 하며 책을 집어들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역사서를 읽어 보았지만 구한말에 신분의 벽을 뚫고 의사가 되었다는 백정의 이야기는 접해본 적이 없기에 더욱 관심을 가졌는데 빠른 전개와 이어지는 이야기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으로 이어져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1908년 6월 우리나라 최초의 의사 면허를 받은 7명중에 한명인 박서양이라는 인물이 백정의 아들이었다고 하는데 실제 내용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기에 더욱 흥미진진 했던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 제중원이라는 명칭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지금까지 광혜원으로 알고 있던 곳이 제중원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나름 책과 가까워지면서 한가지 버릇 아닌 취미가 생겼습니다. 이것은 바로 영화나 드라마의 원작을 챙겨서 읽는 습관인데 영화나 드라마를 먼저 보고 원작을 나중에 읽게 될 때에는 원작과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볼 수 있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원작을 먼저 읽고 영화나 드라마를 나중에 보게 될 경우에는 책을 읽으면서 제가 상상했던 것과 비교도 해보고 소설속 장면을 어떻게 영상으로 표현했는지 보는것이 저에게는 아주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이 책 역시 드라마로 제작중이라 하니 기대가 되는데 배역에 대한 캐스팅을 나름대로 짜 보기도 했습니다. 몇몇 인물들은 이미 정해져 있는 상태이긴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황정이 만주로 떠나기 위한 제중원에서의 이별장면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구한말이라 해도 조선시대의 신분제도는 거의 그대로 남아 있었기에 백정이라 하면 심하게 말하면 사람 취급도 받지 못했던 신분이었기에 이러한 신분의 벽을 넘고 역경을 넘어 조선 최고의 의사가 되는 황정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황정이라는 이름은 원래 자신의 이름이 아니고 소근개가 이름이었는데 풀이해보면 개의 새끼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어머니의 병을 고치고자 했지만 돈이 없어 쫓겨나고 나서 돈을 벌기 위해 금지된 밀도살을 하게 되고 그러던중 총에 맞아 죽을 고비를 맞게 되지만 알렌의 치료에 의해 겨우 살아나게 됩니다. 이후 서양의학에 심취하여 이 길을 가게 되는데 많은 어려움과 차별 속에서도 열정하나만으로 최선을 다하면서 한걸음 한걸음 전진하게 되는데...
이야기를 읽으면서 허준의 이야기와 자꾸 오버랩 되기도 했는데 같은 분야이기도 하고 역경을 딛고 성공한 인물들 이기에 이러한 느낌이 든것 같습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니 자신감이 많이 생기는 것 같은데 작가의 말처럼 지금 우리나라도 구한말처럼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 같은데 현재 자신의 처지에 대하여 한탄을 하며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 보다는 신분의 벽을 뚫고 조선 최고의 의사가 된 황정처럼 하루하루의 삶에 최선을 다하며 충실하게 살다보면 해뜰날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는것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