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비 독살사건

조선 왕비 독살사건 - 여왕을 꿈꾸었던 비범한 여성들의 비극적인 이야기
윤정란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9년 6월

여왕을 꿈꾸었던 비범하고 뛰어난 여성들의 비극적인 이야기... 

조선 왕비 독살사건... 우리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에 조선의 왕을 독살하려 했던 이야기는 알고 있고 또 조선 왕 독살사건이라는 책도 있었지만 조선의 왕비들을 독살할려고 했다는 이야기는 생소해서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된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 윤정란님의 이름이 낯설지 않아 찾아보니 일년 전 정도에 같은 저자의 책 조선왕비 오백년사를 읽었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왕비들이 정치에 참여하게 되면서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생기기도 했는데 아마 이러한 왕비들이 독살의 대상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적으로 남성중심으로 역사가 전개되어 오기는 했지만 우리의 역사중에 조선시대를 보면 유교의 영향으로 더욱 남성중심의 역사로 전개되었습니다. 고려시대 까지만 해도 여성의 지위는 어느정도 유지되었는데 유교사상의 영향으로 여자와 남자가 해야 할 일이 극명하게 갈리었는데 이후 남성은 큰일 즉 나라일을 하고, 여성은 작은일 즉 집안일을 하면서 남성들을 받들어 모시는 틀이 짜여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틀을 깨기 위해 앞장선 여인들이 있었으니 바로 이 책에 소개된 왕비들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는 모두 일곱명의 왕비들이 겪었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대리청정을 처음으로 성사시키고 폭빈이라 불릴만큼 교육열이 높았던 소혜와후 한씨를 시작으로 연산군의 생모 폐제헌왕후 윤씨, 선조왕의 왕비이면서 영창대군의 어머니 이기도 하지만 기구한 삶을 살았던 인목왕후 김씨, 폭군의 아내로 광해군과 같은 운명을 가졌던 광해군부인 유씨, 인조의 며느리이며 성리학을 배척하고 새로운 학문을 들여오는 등 조선을 바꾸기 위해 꿈을 꾼 소현세자빈 강씨, 색계로 숙종의 마음을 사로 잡고 천민이었던 가족들이 직위와 권력을 갖게 되면서 소용돌이에 휘말린 희빈 장씨, 그리고 시아버지인 흥선대원군과 대립하며 일본에 의해 암살당한 명성황후 민씨 입니다. 

세계사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과 이 권력을 빼앗아 쟁취하기 위한 사람들은 항상 피바람을 몰고 오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히 생겨나는 희생자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합법적인 법의 집행에 의해 죽임을 당하기는 했지만 그 과정을 보면 당쟁과 시대적 아픔을 함께 짊어지고 희생되어야 했기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최근 역사를 재조명하는 책들이 많이 출판되고 있는데 승자에 의해 기록된 역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다시 해석한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