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있는 곳에서 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나의 근심은 가벼운 웃음으로 깨어진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현실적인 여건으로 인하여 여행길에 자주 오르지 못하는 저이기에 여행 에세이 도서를 많이 읽게 되는데 이 책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도 처음에 이러한 이유로 관심을 가졌던 책입니다. 하지만 보통의 여행 에세이 와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생장피에드포르에서 산티아고 까지의 도보 여정을 기록한 글인데 도중에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이 길을 걷는 이유가 자신의 영적 순례를 위해서지만 저자는 이러한 목적을 가진게 아니라 소심하고 선뜻 남들과 어울리기 쉽지 않은 성격과 크고 작은 실패, 그리고 갑작스런 동생의 죽음으로 왜? 라는 물음을 가지게 되었는데 무작정 혼자이고 싶고 지금의 처한 환경에서 벗어나고 픈 마음으로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고 아무생각 없이 한쪽 방향으로만 걸어 길을 잃을 위험도 없고 어디로 가야하는지 고민을 할 필요도 없는 이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유럽의 산티아고에 대해서 전혀 몰랐는데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 지역인 생장피에드포르에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 북서부 산티아고까지 이어지는 약800여km의 순례길이 산티아고의 카미노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자와 비슷하게 가끔 모든 것을 잊고 떨쳐 버리기 위해서 여행을 떠나기도 하지만 여행에서 돌아오면 계속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은 정말 쉬운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배낭을 짊어지고 외국을 여행한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배낭 여행자들을 많이 볼 수 있어 대화를 나눌수도 있었고 친구가 되기도 했습니다. 여럿이 아닌 혼자 여행을 하면 여러가지로 좋고 남는게 많은 것 같습니다. 모든 걱정과 불행은 욕심에서 부터 시작한다고 하는데 이것을 알면서도 인간은 욕심을 버리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자는 자기 자신을 알라고 하는데 남들이 보는 눈과 남들한테 어떻게 보일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우리는 자신의 진짜 모습은 숨겨 놓은채 전혀 새로운 인물로 살아가고 있는데 자신의 진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삶이라 합니다. 책의 중간중간에는 저자 자신의 이기적인 마음과 실수를 남발하는 모습을 정말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고 마지막 부분에 자신의 아픔과 나약함에 대해 고백하는 저자의 글을 볼 수 있었습니다. 왜 자신이 산티아고로 순례의 길을 떠나야 하는지 왜 자신이 고난의 길에 홀로 서 엄마품을 무의식적으로 찾는 아기새가 되어야 하는지, 왜 이 글을 써야 했는지에 대하여... 카미노의 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철 십자가에 남동생의 사진을 묻을 때에는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는데 이후 훨씬 편안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하니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여행 에세이를 읽었는데 정말 가슴에 와 닿고 마음에 쏙 드는 내용이었습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우리의 인생이 이와 같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