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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라베 난징의 굿맨
존 라베 지음, 에르빈 비커르트 엮음, 장수미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20세기의 숨겨진 홀로코스트를 기록한 난징의 굿맨 존 라베... 한 희극적 인간이 목도한 비극적 사건에 대한 기록...
이 책의 내용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첫 느낌은 존 라베 난징의 굿맨이라는 책의 제목과 표지의 안전모를 쓰고 전화를 받으며 무언가 쓰고 있는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남자의 사진을 보고 "괴짜이야기 인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러한 생각과 함께 어떤 책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책을 집어들게 되었는데 저의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아시아의 홀로코스트인 난징대학살에 대한 진실을 담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츠지 히토나리’의 소설 ’태양을 기다리며’를 통하여 난징 대학살이라는 역사적 진실을 처음, 그리고 조금 알게 되었는데 난징의 굿맨이 난징 대학살의 난징과 같은 단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37년 12월 13일... 이 날은 중국인들에게 있어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이 되었습니다. 바로 극악무도한 일본군에 의해 인류를 놀라게 했던 난징 대학살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난징 대학살을 통하여 중국인 3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전쟁이 끝난 후 세계의 각 나라들은 역사를 되돌아 보며 국제 정치 속에서 자기나라의 국가적 위치를 정립하고 새롭게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었는데 이러한 과정속에서 난징 대학살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져 갔습니다.
이 책은 독일의 지멘스 난징 지사에서 근무를 시작하면서 중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하게 된 존 라베라는 독일인이 난징 대학살이 일어난 2차 세계대전중의 중국에서 보고 듣고 직접 겪은 생활을 적어놓은 일기입니다. 이러한 일기들을 읽어보면 자신의 주관에 치우치지 않고 정말 세세하게 당시의 상황이 기록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일본군들의 만행에 치를 떨게 만들더군요... 존 라베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인권 유린을 당하는 중국인들을 위하여 현장에서 직접 이들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거의 물거품으로 돌아오게 되고 전쟁이 끝난후 자신의 일상생활에도 순탄한 생활을 하지 못하고 가족의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등의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인류를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건 한 사람의 인생이 허망하게 느껴지고 참 비극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유대인 작가 ’조너선 샤프란 포어’의 소설 ’모든 것이 밝혀졌다’를 통하여 2차 세계대전중 독일의 유대인 홀로코스트를 알게 되었고 독일인들은 과거의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며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에 반해 난징 대학살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일본인들, 특히 정치가들이나 학자들은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일본군의 난징 대학살 자체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문제들이 맞물려 있는데 하루 빨리 일본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생각해 보면 나라의 힘이 약해서 침략을 받은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자기만 잘 먹고 잘 살겠다고 나라를 배반하고 일본 앞잡이 노릇을 했던 벌레들이 더 나쁘고 치욕적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책의 앞 부분에 그 당시에 실제 찍은 사진들이 실려 있어 비극적인 참상의 모습을 더욱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영화로 제작되었다는 ’존라베’의 이야기를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