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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조건
백선경 지음 / 생각나눔(기획실크) / 2026년 7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폭력의 조건,,, 제목 그대로 온,오프라인 어디에건 존재할 수 있는 폭력의 다양한 양태를 소설적 상상력을 얹어 창조해낸 작품입니다. 주부들을 중심으로 공동구매를 위해 개설된 온라인 카페... 그리고 가정폭력에 시달렸던 여성들이 사적 제재에 나서게 되는 남성 경매.. 전혀 다른 성격의 내용들이 섞여 있기에 이 소설은 마치 두 편의 다른 소설을 읽은 느낌이 드는 책입니다.
이 두 축을 중심으로 어린 시절 화영이란 여성이 겪었던 성폭력에 대한 처절한 복수가 살을 이루고 있죠..
가정 폭력, 가정내 성폭행 등은 주로 남성들에 의해 이뤄지지만 주부들이 주로 가입된 온라인 카페를 둘러싼 온갖 권모술수와 이익추구는 또다른 형태의 교묘한 폭력의 양상으로 여성들 스스로 자행되고 있습니다. 즉, 폭력은 자신보다 약한 이들을 대상으로 남녀노소 구분 없이 이뤄지는 비열한 행동임을 이 소설은 역설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보편적인 인간의 가치와 존엄에 대해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하죠..
온라인 카페의 운영자이자 사실상 수익의 중심이 되는 인물, 어려서 성폭력에 시달렸던 인물... 바로 화영이란 여성입니다. 성형과 나름의 뼈를 깎는 노력으로 환골탈태한 그녀는 세상을 향한 복수에 나서게 되고 끝내 이를 실현하고야 맙니다..
은극 잔혹스런 내용이 많기에 읽는 내내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하는 책입니다. 분명 권선징악을 실현했음에도 폭력에 더한 폭력으로 맞서는 화영의 행동에 쉼게 동의가 가지 않기도 합니다. 피카레스크적인 요소가 물씬 풍기는 작품이라 해야 할까요..
그럼에도 세상에 자행되고 있는 폭력의 양상이 얼마나 잔혹하고, 또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것인지 나름 경각심을 갖게 만드는 소설이기도 했습니다. 폭력은 끝없이 다른 폭력을 부르게 됩니다. 세상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또한 폭력이 고도화된 하나의 형태이기도 하죠... 폭력 없는 세상이 과연 우리에게 존재할 수 있을까요? 저 역시 물음을 던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