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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피 - 베로니카 곤살레스 라포르테 장편소설
베로니카 곤살레스 라포르테 지음, 최혜정 옮김 / 슬로우리드 / 2026년 8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박피... 이 소설에 나오는 이들은 모두 한국인이고 배경 또한 한국이지만 특이하게도 작가는 외국인입니다. 한국과 가까운 일본, 중국 등 아시아 문화권의 작가가 아니라 멀디먼 멕시코 여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외교관인 남편을 따라 한국에서 6년 정도를 거주한 분이죠.
당연히 작가의 시각에서 한국의 모든 것을 파악할 수는 없었겠지만 그럼에도 한국 사회의 특징적인 아이콘 몇 개를 확실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 이 소설의 특징입니다.
성형 왕국, 무속 신앙에 대한 숭배, 의사 같은 특정 직업에 대한 선망 등 우리 한국 사회가 가진 대표적 단면이 작가에 의해 낱낱이 해부됩니다..
잘 나가는 성형외과 시술 담당 의사이지만 살아 있는 이성과의 접촉을 마다한 채 AI 리얼돌에 빠져사는 주인공... 어찌 보면 현대 사회의 소외 현상을 대변하는 인물이기도 하죠. 그렇지만 점쟁이의 말 한마디에 그는 무언가를 결심해야 할 상황에 처합니다.
사실상 주인공의 상황은 비단 소설 속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존재한다고 해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캐릭터입니다. 찍어 내듯이 똑같은 시술로 미모를 얻긴 하지만 어딘가 비슷해지는 몰개성의 여성들.. 그런 여성들만을 보아 왔던 주인공이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외국인 작가의 시각에서도 우리 나라의 성형 열풍은 주목할만한 꺼리였던 듯 합니다.. 소설의 상당 부분이 한국의 성형 시스템을 은연 중 비판하는 것에 촛점이 맞춰져 있으니까요..
이해는 가지만 조금은 비상식적 캐릭터 들이 등장하기에 역으로 꽤나 재미나게 다가온 소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인공 지호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결론에 다다를지 결말부까지 굉장히 궁금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또한 외국인 작가가 과연 한국이란 나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조금은 이질적인 부분도 있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외국인이건 우리 한국인이건 결국 같은 행태를 보고 느끼는 것은 약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동소이하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