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새에게 사로잡히지 않도록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이지수 옮김 / 디플롯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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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본의 소설 작가 가와카미 히로미의 '큰 새에게 사로잡히지 않도록'은 상당히 특이한 소설입니다. 인류가 황혼기에 접어든 머나먼 미래를 그려냈지만 SF 등 특정 장르물이라 정의 내릴 순 없는 작품이죠. 부커상 최종 후보에까지 올랐기에 문학성 자체는 인정 받았다고 할 수 있고, 읽는 이에게 묘한 여운을 함께 남기는 책이죠..

14편의 짧은 이야기가 연작으로 실린 소설집이고 각각의 이야기는 독립적이면서도 결국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화처럼 읽히는 이야기가 많지만 굉장히 처연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느 정도는 20세기 중반의 중국 문호 '랴오서'의 작품이 연상되기까지 합니다..

먼 훗날, 인류는 거의 멸종 위기에 처합니다. 자연 분만도 존재하지만 복제 등에 많이 의존하고 이리 태어난 아이들은 AI와 결합된 '어머니'들에 의해 공동 양육됩니다. 나라라는 개념은 없어진지 오래이고 각 사회는 단절되어 여기저기 촌락 규모로만 남아있고 이들은 '관찰자'라는 존재에 의해 일종의 감시를 당하는 상황이죠.

유전자 변이에 따른 돌연변이들이 등장하고 이들이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가능성으로 대두됩니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그리는 미래의 모습이 폭력적이거나, 감정 없는 AI들이 지배하는 디스토피아적 세상은 결코 아닙니다.

지구 상에 존재했던 수많은 생물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인간 역시 결국에는 자연스레 멸종과 소멸의 길을 걷게 된다는 것을 이 소설은 담담하게 그려냈습니다. 인간 없는 AI 또한 존재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말겠죠..

시차를 구분할 수 없었던 연작물 한편한편이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씩 얼개가 짜맞춰지며 아하... 하는 느낌을 주었던 소설이었습니다. 현재 지구의 지배자로 강력하게 군림하고 있는 인간이지만 그 개체수가 현저하게 적어질 어떤 상황에선 그저 생존이 우선인 하나의 생물체에 불과하다는 것을 조금은 느낄 수 있었구요... 결국 인간 그 자체를 작가만의 예리한 시각으로 분석해 낸 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여간 개인적으론 많이 특이하게 느껴지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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