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섬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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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로섬.. 누군가가 무엇을 얻으면 다른 누군가는 그만큼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뜻입니다. 총합은 그대로 남지만 분명 피보는 이는 나오는 게임입니다.

이와 관련된 주제로 단편 소설을 모아 낸 이는 미국의 유명 작가인 '조이스 캐럴 오츠'입니다. 1940년 생이니 거의 90이 다된 인물이지만 여전히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하고 있죠. 미국 고딕 소설의 대가로 알려져 있는만큼 그녀의 작품엔 그녀만의 특유한 분위기가 존재합니다. 무언가 음산하고, 서늘하고, 또한 강렬하죠...

책은 3부로 나뉘어져 있고 모두 12편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습니다. 일단 중편으로 볼 수 있는 '자살자'만 해도 채 100페이지가 채 안되기에 읽는데 전혀 부담은 없습니다. 평소 고딕소설이나 심리적으로 공포를 부여하는 소설 타입에 익숙해진 독자라면 다른 생각할 겨를 없이 오롯이 책의 내용에만 빠지게 만드는 마법 같은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인간이 가진 고유한 심리 묘사에 워낙 탁월하고 그들이 막장으로 치닫데 만드는 과정 또한 핍진성 있게 서술되어 있기에 이야기 한편한편이 정말 강렬하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는 무언가를 잃게 되는 피해자가 되는 제로섬 게임이 문장 속에서 펼쳐짐을 알 수 있죠..

유령이나 초자연적인 존재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 상황임에도 그녀의 작품은 섬뜩함을 주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가장 무서운 존재는 사실 귀신이나 맹수가 아니라 바로 우리와 같은 '사람'임을 그녀는 여실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저주 받은 자들' 등 그녀의 장편 작품 몇 편을 읽긴 했지만 긴 호흡에 비해 비극 일변도의 결론에 살짝 찝집함과 아쉬움이 남았는데 이 단편집은 그런 부분을 완벽하게 보완해 준 책이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부디 더 오래 사셔서 더 많은 작품들을 우리 옆에 남겨 주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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