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섬 기약없는 이별
진현석 지음 / 반석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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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진현석 작가의 외딴섬 기약없는 이별은 약 3년 전 '다카시마'란 제목으로 첫쇄를 찍었던 소설입니다. 이번에 개정 증보판을 찍게 되면서 제목 또한 바뀌었네요..

나카사키 현에 속하는 작은 섬 다카시마는 이웃한 군함도와 함께 식민지 시대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일제시대 태평양 전쟁이 발발하면서 수많은 조선인 들이 강제에 가까운 징병, 징용의 길에 올랐던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일본의 패망과 함께 제대로 된 보상 또한 받지 못했죠. 이후 들어선 한국의 군사정부는 징용 대상자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거액의 차관을 제공 받는 선에서 배상 문제를 마무리 지었고 이 차관 또한 대부분 재벌 들에게 분배되었습니다. 이후 수십 년이 흐른 지금 다시금 배상 문제가 화두에 오르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필연적 귀결입니다.

소설은 결국 다카시마로 끌려가게 된 기영과 히로시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또한 제대로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이 외로운 섬에서 산화해야 했던 수많은 조선인들의 비극 또한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가 현재 우리나라에 들어온 동남아 이주민, 조선족 등을 혐오하고 개무시하듯 인권이란 가치 자체가 부재했던 당시 상황에서 일본인들에게 식민지 조선의 젊은이들은 혐오를 넘어 그저 수탈의 대상일 뿐이었습니다.

조선인들의 죽음은 한없이 가벼운 문제로 치부되었고, 짐승과 비견되는 수용 생활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주인공들 또한 비극적 죽음에서 예외일 순 없었죠..

많은 이들이 한일 관계의 정상화 및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나간 과거는 잊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일견 일리 있는 주장입니다만 그 당시 전선에 투입되었거나 위안부로 끌려갔고 다카시마 등에서 모멸적 대우를 받으며 수탈의 대상이 되었던 직접적 당사자들의 목소리는 다수를 주창하는 특정 정치 세력의 주장에 묻히고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 소설은 피해 당사자들의 당시 절규가 여전히 유효함을 역설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용서하지 말자가 아니라 잊지 말자입니다.. 때론 잊는 것은 잃는 것보다 더 안좋은 법이니까요... 일본이란 나라에 대해 상당 부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저이지만 이런 부분만큼은 여전히 이해가 안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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