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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란텔라 - Tarantella
고동현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3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991년 5월25일 성균관대 불문과에 재학 중이던 여학생 김귀정이 소위 '백골단'의 발에 밟혀 목숨을 잃습니다. 불과 스물네살의 나이였습니다. 그 이전 명지대생 강경대 군이 역시나 백골단이 휘두른 둔기에 맞아 숨을 거뒀죠.. 이를 규탄하러 나갔던 시위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김귀정은 사망했고 경찰은 병원에 안치된 시신을 탈취하고자 하는 시도까지 자행했습니다.
이후 시인 김지하가 저주의 굿판이라 비하했던 학생 들의 연이은 항의 분신이 이어졌습니다..
소설 타란텔라... 바로 이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창작된 소설입니다. 김귀정과 같은 학번으로 동 대학에 입학했던 고동현 작가의 작품이죠..
타란텔라는 독거미 타란툴라로부터 영감을 얻어 탄생한 피아노 춤곡의 이름입니다. 이 거미에 물리면 독을 빼내기 위해 격렬한 춤을 춰야 했다는 전승이 있습니다. 여기에 맞춘 음악이죠.
어느 날 유진이 연주하던 타란텔라에 깊은 인상을 받은 선아는 유진이 다니는 교회를 찾게 됩니다. 둘 사이엔 불꽃이 튀지만 운명은 이들의 사랑이 순조롭게 이어지는 것을 거부합니다. 이어질 듯 말 듯 계속 엇갈리는 그들.. 결국 그들을 가로 막은 것은 선아의 뜻밖의 죽음이었습니다.
작가는 전작인 '검은 바다'에서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이야기 했다면 이번 소설에선 과거를 이야기 합니다. 그렇지만 과거 이야기나 러브 스토리에 국한되지 않고 22년 간의 코마 상태 등 SF적인 요소까지 소설 속에 녹여 넣습니다.
역시나 평범한 결말로 끝나는 소설이 아닙니다. 독자가 전혀 예상치 못한, 솔직히 말해선 조금은 뜬금 없는 결말을 내오는 것이 고동현 작가의 특징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지만 이 또한 어찌 보면 자연스럽고도 한편으론 작가의 개성이 그대로 묻어 나오는 결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쭉 이어졌던 서사 전체로 볼 때 이질감까지 느껴지진 않았으니까요.. 오랜만에 저 자신도 거쳐 왔던 과거를 돌아본 느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