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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스파이 전쟁 - 간첩, 공작원, 인간 병기로 불린 첩보원들의 세계
고대훈.김민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3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윤석열 정부 집권 초기 용산 대통령실에 미국 CIA의 도청 장치가 발견되어 문제가 된 적 있습니다. 오히려 '악의가 있어 한게 아니다'라는 식으로 덮어두기에 바빴죠. 이렇게 동맹국이라 믿었던 미국 역시 우리를 대상으로 최근에까지 스파이 활동을 하고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대한민국과 자칭 조선(북한)은 현재까지도 종전이 협의되지 않은 휴전 상태이며 전 세계가 공인한 분쟁 지역입니다. 상호 간 스파이전이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죠. 물론 역대 독재 정권에 의해 조작된 간첩 사건도 워낙 많았고 지금도 반대파에 대한 간첩 몰이가 여전히 자행되고 있긴 하지만 분명 간첩은 존재했었습니다.
이 책에선 조선의 간첩 김동식과 대한민국의 간첩(?) 정구왕 등 두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갑니다. 둘 모두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아 스파이로 키워진 인물 들입니다.
김동식은 2차례에 걸쳐 남한에 잠입했습니다. 기존 스파이 라인을 관리하고 자생적 주사파로 알려진 운동권 대표 인사들을 포섭하는 임무였죠. 두어명을 포섭하기도 했지만 지금도 정치권에서 활동 중인 이인영, 우상호, 함운경 등에 대한 접근은 그야말로 참담한 실패로 귀결되었습니다. 오히려 안기부에 고발하는 인물도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여전히 민주당을 간첩과 동일시 하고 있는 분들이 보기엔 어이 없는 결과겠죠.. 결국 총격전 끝에 체포되어 전향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 와중에 젊은 경찰 두 명이 희생되었죠.
정구왕은 중국 단둥에서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이들을 포섭하여 스파이 활동을 진행했던 인물입니다. 대한민국 육군 소령의 신분이었죠. 그러나 현지에서 포섭했던 인물의 배신으로 북한에 납치되어 8개월간 고초를 겪다 2중 스파이를 약속하고 간신히 석방된 인물입니다. 그 와중에 남한 정보 당국으로부터는 철저히 부인되었고 오히려 여자나 돈 문제와 결부된 파렴치한으로 매도되었습니다. 물론 신분이 발각된 첩보원의 운명이 대부분 그런 식으로 끝나는건 당연하지만 이후 귀국해서조차 그는 계속적으로 의심의 대상이 되어야 했습니다.
007 같은 멋진 스파이 임무는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이들이 스파이 활동 중 겪은 고초나 심리적 결손감은 절대 보상 받지 못합니다. 오히려 양국 모두에서 부인 당하기 일쑤이죠. 그야말로 분단의 비극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수미 테리'라는 한국계 미국인이 미국 정보 당국에 의해 대한민국의 스파이로 지목되어 고초를 겪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과 여러 차례 접촉한 상세한 증거가 사진으로 남기도 했구요. 그녀를 우방국에 대한 스파이로 만든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피아를 가리지 않고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스파이전은 여전히 계속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