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나의 종말
신주희 지음 / 북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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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소설가 신주희.. 이효석 문학상 우수작품상을 두번이나 수상한 작가입니다. 어쩐지 이름이 살짝 낯이 익다했습니다.

친애하는 나의 종말은 보수 기독교 공동체 사회에서 만나게 된 4명의 고등학생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미군의 폭행에 어머니를 살해 당한 여고생 구영진은 기독교 공동체의 광신도가 된 이모의 주선으로 그들이 운영하는 성화 고등학교에 전학을 오게 됩니다. 하필이면 종말론을 추종하는 기독교 세력입니다.

여기서 만나게 된 '주 하나' '백 보훈' '여 호수아'.... 이름만 봐도 답이 없죠. 개인의 선택은 고사하고 태어날 때부터 부모들로부터 모태신앙, 종말론에 경도된 아이들입니다. 물론 부모들은 가정폭력, 교단 재원 횡령 등 겉으로 독실한 신앙과 달리 극히 이중인격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아이들 또한 조금씩 자신이 믿는 종교에 대해 회의에 빠지게 된 상태죠..

이들에게 등장한 전학생 구영진은 어찌 보면 이방인, 이단자 그 자체이자 어찌 보면 구원자이기도 했습니다. 구영진은 조금씩.. 때론 단번에 그들을 변화시켜 나갑니다. 그들은 교단의 획일된 종말론을 거부하고 자신들 스스로 주체적인 종말을 준비하고자 합니다. '유서'라는 형태를 통해 이를 실현하죠. 그 와중에 구영진은 교단의 광신도들로부터 극심한 질타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들의 운명은 어찌 전개될까요..


신은 인간에게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주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종교는 그런 인간의 자율성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적절한 가스라이팅 및 돈으로 운영되는 것이 현실의 종교이고, 신도들이 이런 범주를 벗어나는 것은 그 종교가 가졌던 기득권의 상실과 동일하기에 가급적 생각을 안하게끔 하는게 종교, 특히나 사이비 종교의 특징이죠. 그러다 보니 공동의 적, 혐오해야 할 대상을 끝없이 만들어냅니다. 성소수자나 자신과 정치 신념이 다른 이들이 타켓이죠..

이 소설은 30년 가까운 세월이 배경이지만 주요 부분은 이들이 겪는 고등학교 생활에 집중됩니다. 그들이 스스로 주체로 서는 과정을 당당하면서도 때론 가슴 아프게 그려냅니다.

왠만한 외국 유명작가 소설 저리가라 할 정도의 재미와 완성도를 갖춘 소설이었다고 평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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