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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워더
이호연 지음 / 책방앗간 / 2025년 2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수입업에 종사하다 보니 포워딩 업체와 대면할 일이 자주, 아주 자주 발생하곤 합니다. 1주일에 한번 꼴로는 연락을 취한다고 봐야겠네요.
사실 가격 네고와 입항 스케쥴 맞추는 것이 포워딩 업체 대면 업무의 90프로 이상을 차지한다 볼 수 있습니다. 화주 입장에선 당연한 부분이죠. 그렇지만 포워딩 업체 직원들의 회사 내 삶에 대해선 자세히 몰랐다는 것이 진실입니다. 주로 그쪽 영업사원을 만나게 되고 가끔씩 실무 담당 직원과 통화하는 입장에서 그들이 겪는 애로사항은 '내 알바 아님'이 정답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이 상황에서 이호연 작가의 장편소설 '포워더'를 읽게 되었고 나름 포워딩 업체 직원들의 고충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희 회사 역시 매월, 아니 매주 단위로 영업 실적에 대해 회의하고 때론 추궁하곤 하지만 포워딩 업체 또한 만만치가 않습니다. 업무의 성격이 서로 다를 뿐이지 회사 내에서 겪게 되는 고충은 매한가지인 듯 합니다.
물론 화주와 항공사, 선사 등 양쪽에 끼인 데다가 양쪽 모두에게 '을'의 포지션일 수 밖에 없는 포워딩 업체가 겪는 심리적 스트레스는 보다 더할 것으로 보입니다. 무역이 국가 GDP의 절반을 넘어서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경제의 혈관이라 할 수 있는 해외 운송을 담당하는 물류 업체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바 없죠.. 그러하기에 이들은 항상 긴장해야 하고 항상 스트레스에 시달립니다. 클라이언트 뿐 아니라 동종 물류업체와의 경쟁도 신경 써야 하고, 직원들은 사내 정치에도 고스란히 노출되죠... 직장인이 겪을 수 있는 애환이란 애환은 다 겪고 있는 업종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때려치고 싶은 마음을 이겨내고 끝까지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소설 속 주인공 지후의 모습은 꽤 큰 교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작가 역시 현장에 직접 몸담았던 경력의 소유자이기에 작가의 자전적 내용이 담긴 소설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하기에 더욱 현실감 있고, 재미있게 읽혀지는 소설이었습니다. 다음번 포워딩 업체와의 미팅 때는 조금 더 친절하게 대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