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날개를 달아 준 그대 - 영화감독을 꿈구는 몽골 소녀 아리오나의 자전적 성장소설
바트볼드 아리온사이항 지음 / 대경북스 / 2025년 1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 몽골을 방문했을 때 현지인들의 생김새가 한국인들과 별 차이가 없다는 점에 신기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저 중국과 비슷하려니 생각했는데 음식, 주류, 심지어 언어나 문자 등도 중국과 많이 다른 나라입니다. 오히려 인종을 제외하곤 러시아와 더 비슷한 점이 많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바트볼드 아리온사이항의 소설 '날개를 달아 준 그대'는 몽골인이 쓴 자전적 소설입니다. 저자는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마치고 소위 외노자로도 근무했고 자신만의 단편 영화를 만들기도 한 영화 예술인이기도 합니다. 소설 속 주인공 미셀 또한 그녀의 분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오랜 기간 사귀고 동거까지 했던 남자의 불륜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은 미셀은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 고국행을 결정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돌아온 몽골.. 그녀의 능숙한 한국어는 한국인을 상대로 한 가이드 등의 부업을 쉽게 소화할 수 있었고 그 와중에 새로운 사랑 '에르덴'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곧 깊은 관계로 발전합니다.
그러나 에르덴은 이미 결혼 해 부인과 두 아이를 둔 가장이었습니다. 남자친구의 불륜 때문에 한국을 떠나온 그녀가 몽골에선 또 다른 불륜의 당사자가 되어 버린 격이죠.. 이미 그녀는 실력을 인정 받아 몽골을 배경으로 한 한국 영화의 조감독으로까지 발탁된 상황.... 에르덴과의 관계는 계속 그녀의 발목을 잡습니다. 과연 그녀의 선택은 어떠할까요..
몽골 젊은 여성의 전형적인 성장기를 그려낸 소설이지만 한국보다 10배 넓이의 국토를 지닌 몽골의 아름다운 대자연, 관광 명소 등이 배경으로 등장하기에 다시 한번 몽골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군요.. 울란바토르에만 머물렀던 지난 여정이 아쉬울 정도로 몽골 명승지에 대한 소개가 매혹적으로 펼쳐집니다.
그 속에서 새로운 일과 사랑을 만나게 되는 미셀의 고군분투를 한편 응원하면서도 한편으론 그런 남자들만 계속 만나게 되는 그녀의 처지가 다소 이해가 안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광활한 자연을 벗하며 자란 몽골인답게 현실적이고 솔직하게 서술되었기에 더욱 마음에 와 닿았던 듯 합니다.
그녀에게 날개를 달아 준 그대는 바로 그녀 자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