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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ㅣ 달달북다 7
예소연 지음 / 북다 / 2024년 12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예소연... 작년 이효석 문학상 최종심에 올라 우수상을 수상했던 '그 개와 혁명'이란 작품으로 기억하는 작가입니다. 젊은 나이임에도 80년 대 후반 운동권의 NL, PD 계열의 노선 투쟁을 작품의 배경으로 설정한 것이 인상적이었고 이를 후대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애틋함으로 승화시킨 것 또한 기억에 남습니다. 그 시대를 살아봤던 독자로서 많은 공감이 되었던 작품이었고 특이한 성씨를 가진 작가라 이름 또한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도서출판 북다의 달달북다 시리즈는 신진작가 들의 단편을 출간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로맨스를 기본으로 칙릿, 퀴어, 하이틴 등으로 장르를 보다 세분화 하고 있죠. 이 책은 하이틴 시리즈의 시작을 여는 작품입니다.
하이틴물이기에 기본적으로 고등학생 신분의 청소년 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학교폭력 및 그 와중에 싹트는 학폭 피해자들의 썸이 서사의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알고 보니 그 놈도 착한 놈이었어'라는 식의 클리세적 결말이 등장하진 않고 화자이자 주인공격인 '서동미'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학폭 가해자 명태준, 피해자 이석진의 모습을 담담히, 그리고 현실적으로 그립니다.
석진과 동미의 풋풋한 로맨스 또한 이 소설의 재미를 더합니다. 60페이지가 채 안되는 짧은 내용이지만 있어야 할 건 다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설레임, 안타까움, 분노, 통쾌함 등이 모두 이 한 권에 녹아 있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며 사람은 대부분의 기억을 잃어버리지만 첫사랑, 그리고 남에게 괴롭힘 당한 기억만큼은 쉽게 잊기 어렵습니다. 핵심 기억으로 남아 오랫 동안 자신 안에 머물게 되죠.. 동미와 석진, 심지어 태준에게조차 길게 남아 있을 기억들... 작가는 이러한 부분을 '순간'의 묘사 속에 잘 담아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목 자체도 굉장히 잘 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