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여신 - 사납고 거칠고 길들여지지 않은 여자들의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외 지음, 이수영 옮김 / 현대문학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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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여신은 원래 아가사 크리스티의 장편 추리 소설의 제목입니다. 노년의 여성 탐정인 미스 마플이 주인공으로 나와 사건을 해결해 가는 내용이죠. 여성의 지성을 폄하하던 당시 상황에서 획기적인 캐릭터의 등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명의 이 소설집은 패미니즘을 처음부터 앞세운 책입니다. 한국 출판 시장에도 잘 알려진 마거릿 애트우드 등 모두 15명의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 빼곡하게 차 있습니다. 소설 제목 들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모두 여성을 가리키는 '멸칭'을 내세워 오히려 이를 반어법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여성 주인공 들이 등장합니다. 성소수자의 권리를 주창하는 퀴어물도 당연히 있고, 여성이 주체가 되어 세상을 변혁시키고자 하는 시도를 담은 단편 또한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그들의 서사에서 일반적인 남성을 비하하거나 미러링하는 내용은 좀체 찾을 수 없습니다. 여성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하대하는 일부 남성 캐릭터 들에 대한 은유적 비판은 존재합니다만...

포르노 배우라든지 여성 선지자 같은 다소 이질적인 캐릭터 들이 나오긴 하지만 그렇다고 작품 내용까지 이질적이진 않습니다. 한편 한편의 완결도가 꽤 괜찮고 생각할꺼리를 주는 소설들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네요.. 은근히 유머스런 부분과 풍자도 많이 깔려 있어 읽는 재미를 더했던 소설 들입니다.


누군가는 성적 역차별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인류가 존재한 이후 여성은 대부분 차별받는 존재로 자리잡아 온 것이 사실입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임금 격차가 여전히 존재하고, 상위 직급에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는 것은 여전히 여성에 대한 차별이 실재하고 있음을 입증합니다.

데이트 폭력이나 치정 살인의 피해자도 거의 대부분이 여성이죠. 근력에서 나오는 신체적 특성의 차이야 인정할 수 있다 하겠지만 여타의 다른 능력에 대해서까지 차별을 두는 것은 남자인 저 역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렇다고 패미니즘의 모든 주장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요.. 아직 가야할 길이 먼 주제임은 틀림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여성 작가들의 시각에서 오랜만에 남녀 문제를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집이었습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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