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 19 펜데믹 사태가 진정되어 가던 2021년 11월 하늘길이 뚫리고 처음 갔던 출장과 여행을 겸한 20일 간의 외유가 바로 스페인-포르투갈이었습니다. 격리는 없어졌지만 오갈 때 모두 백신증명서가 필요했고 PCR 검사 후 음성이 확인되야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시기였죠.
스페인 마드리드-바르셀로나-세비야 등을 축으로 하여 10여개 도시 곳곳을 렌트카로 돌았습니다. 한반도의 2.5배 크기라는 것을 실감했죠. 도시마다 랜드마크처럼 서있는 대성당들, 그리고 중동 어느 국가에 온 듯 한 착각을 일으킨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 등등.. 카톨릭과 이슬람 문화가 혼재된 독특한 전통을 가진 나라란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서기 1492년은 스페인 역사에서 전환점이 된 한 해입니다. 800여 년 간 이베리아 반도를 차지했던 이슬람 세력을 완전히 몰아내는데 성공했고,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해이기도 합니다. 라틴 아메리카 대부분을 식민지화 하는 등 통일 국가로서의 스페인의 국운이 본격적으로 뻗치기 시작한 시점이죠.
물론 라틴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학살 차원을 넘어선 말살 등의 제국주의 정책은 지금도 비판 받는 점입니다. 이후 새롭게 떠오른 제국주의 강국 미국과의 전쟁을 통해 대부분의 식민지를 잃은 스페인은 합법적 선거로 집권한 인민전선과 이에 반대해 반란을 일으킨 극우파 프랑코 세력과의 내전을 통해 더욱 큰 타격을 입습니다.
프랑코는 국민에 대한 탄압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인물이었고 수십 년간의 독재를 통해 국제 사회에서 외면 받게 됩니다. 결국 스페인은 과거의 영화를 모두 잃어버린 채 유럽에서도 늘상 경제 위기에 시달리는 3류 국가로 전락하게 되죠. 우리가 극우 독재 체제를 결코 용납하지 말아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페인은 여전히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국가입니다. 찬란했던 과거 역사가 남겨 놓은 관광 자원 또한 상당하고 민주화를 통해 국민 개개인의 주권 의식 또한 높아진 상태입니다. 과연 스페인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저부터가 궁금해집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