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과 함께 서쪽으로
린다 러틀리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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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미국이란 나라가 가장 어려웠던 시기는 언제일까요. 남북전쟁이나 태평양 전쟁 시기를 꼽는 이들도 있겠지만 보통은 1929년 시작된 대공황 시기를 꼽습니다. 수많은 국민들이 기아와 범죄 앞에 내동댕이쳐졌고, 오히려 전쟁은 미국 경제가 회생하는 계기였죠. 그래서인지 지금도 미국이란 나라는 전 세계에서의 전쟁과 분쟁을 앞장서 유지하는 국가에 속합니다.

어쨌든 대공황의 여파는 10년 이상 이어졌는데 이 소설은 그 위중했던 시기에 미국 동부 해안에 도착해 서부 샌디에고까지 이송되었던 두 마리 기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암수로 이뤄진 두 어린 기린은 허리케인을 뚫고 살아서 미국에 상륙했으며 12일 간의 육로 여정을 거쳐 서부로 이동하게 되죠. 작가의 상상력이 유감 없이 발휘되는 것은 이 여정에 동참하게 되는 여러 인물 들을 통해서입니다.


이 책은 로드 픽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5세를 맞아 임종을 앞둔 노인 우디의 회상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그는 여차저차하다 보니 기린 수송 차의 운전수로 일하게 됩니다. 그전까진 온 가족을 자연 재해로 잃고 뉴욕까지 흘러와 도둑질로 연명하던 17세 소년일 뿐이었죠. 기린보다는 황금의 땅이라고 불리우던 캘리포니아에 어떻게든 도달하는 것이 우디의 인생 목표였죠...

그런 와중에 그는 '영감'이라고 불리우는 라일리 존스, 여성으로서 홀로 서기를 하고자 하는 매력적인 사진 기자 오거스타 등과 동행하게 되고 그들을 통해 그간 입어 왔던 상처를 치유하게 됩니다. 물론 두 마리 기린 또한 큰 역할을 하게 되죠..


흔히들 쓰는 표현이긴 하지만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잡은 소설이었습니다. 이동하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여러 고난과 이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우디는 진정한 휴머니즘을 경험하게 됩니다. 작가는 우리를 1938년 당시의 미국으로 데려다 놓습니다. 도시를 벗어나면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일들이 여행자들을 괴롭히던 시기입니다. 여전히 무법자 들이 난무했고 지금과 같은 도로망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때입니다.

그러하기에 이 소설은 12일 간의 여정을 통한 한 소년의 모험기, 성장기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재미 없을 수가 없는 책이죠.

500페이지가 넘는 책이지만 읽는데 그리 긴 시간이 들진 않았습니다. 그만큼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재미지면서도 '착한' 소설이었습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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