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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의 아줌마 - 사노 요코 10주기 기념 작품집
사노 요코 지음, 엄혜숙 옮김 / 페이퍼스토리 / 2024년 6월
평점 :
사노 요코, 20세기 일본의 가장 위대한 그림 책 작가 중 한 명으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그림 실력 뿐 아니라 글 실력 또한 뛰어나 각종 동화, 에세이 등도 많이 출간되었고 거의 대부분 한국에 번역 출간 되었죠. 두번째 남편이었던 다니카와 슌타로 역시 일본을 대표하는 시인이고 한국에서도 꽤 유명세를 탄 분입니다. 10여 년 전 세상을 떠난 사노 요코씨와 달리 90세를 넘기고도 여전히 생존해있으시네요..
언덕 위의 아줌마는 요코 여사의 사후 10주년을 맞아 미출간 작품 들을 모아 발간된 책입니다. 같은 제목인 희곡을 비롯하여 그림 동화, 에세이, 생전의 인터뷰까지 다양한 장르의 글들이 수록되어 있죠. 어딘가 잡지에 발표는 되었지만 단행본으로 엮인 적은 없었던 작품들입니다.
심지어 예전 그녀가 살아오면서 입었던 복식을 소개하거나 희곡 속 시 등도 들어있기에 사노 요코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은 일종의 종합 선물 셋트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문체가 조금 시니컬해보이기도 하지만 워낙 재미지게 글을 쓰는 분이라 동화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연극 희곡을 읽더라도 꽤 재미를 느끼며 볼 수 있습니다. 성인 독자 역시 만족시키는 마력을 가진 분입니다.
다양한 글들이 섞여 있지만 역시나 가장 흥미있게 읽은건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희곡 '언덕 위의 아줌마'였습니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보는 느낌까지 들더군요. 어찌 보면 흔한 클리세로 넘쳐나는 작품인데도 왜 이리 재미있게 읽히는지..
생전 사노 요코는 전생이 존재한다고 믿었고 당연히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인물입니다. 인간이 가장 무서워하는 죽음을 극복한 양반인지라 그녀의 글엔 세상사를 관통하는 철학과 달관이 한데 묻어 있습니다. 사후에도 계속 인기를 끄는 이유가 있네요..
워낙 많은 글을 남겨 놓았고 그녀 표현에 의하면 집안 여기저기에 던져 놓고 찾지 않았던 글들도 많으므로 앞으로도 그녀의 미발표 작품들이 더욱 많이 발굴되기를 바라 봅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