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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저격수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84
한정영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4년 8월
평점 :
소녀 저격수, 사실 섬찟한 제목입니다. 어른들에게 보호 받아야 할 입장인 청소년이 총을 들고 저격 임무에 나선다니.... 현재를 사는 우리로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죠..
그렇지만 일제 강점 시기.. 어떤 방식으로든 나라를 찾고자 싸우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한국인들 모두가 일본 국민이었던 시기였다고 강변하지만 강제로 일본 국민이 되는 것을 거부했던 이들도 분명 있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조선인임에도 불구하고 일제에 충성을 바치며 내선일체를 앞서 실천하던 소위 밀정 같은 이들도 분명 존재했고 지금도 그 잔재를 남기고 있습니다..
주인공 격인 설아는 일제의 제국주의 야욕을 위해 어려서부터 훈련된 인간 병기입니다. 온갖 생체실험을 통해 자기도 모르는 잠재력이 몸에 체화되어 있는 소녀이죠. 그렇지만 훈련 중 이탈하여 기억을 잃고 어느 할아버지의 손녀딸로 자라왔습니다. 그녀를 세심히 돌봐주던 할아버지는 그만 일본군의 총탄에 목숨을 잃게 되죠..
할아버지의 원수를 갚고자 하지만 자신에게 무언가 비밀이 있음을 알고 고뇌하는 설아... 아니 본명 안나.... 그녀의 선택은 과연 무엇이 될까요..
마무리는 말끔하게 끝났지만 후편이 나오더라도 전혀 무리 없을 정도로 설아의 고뇌와 선택이 상세하게 잘 그려졌습니다. 그녀 혼자만의 활약이 나라의 독립을 앞당길 수는 없었겠지만 그럼에도 싸우는 이들이 있었다는 사실만큼은 역사에 남았을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과거는 이제 과거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그 당시 어쩔 수 없던 일이 아니냐고 친일을, 적극적인 친일 행위까지도 비호합니다. 그런 이들의 후예가 우리 사회의 소위 기득권 층을 형성하고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구요.
그럴수록 우리는 설아와 같은 존재, 소녀 저격수와 같은 활약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역사는 과거로 회귀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또다시 타국에 지배 당하고 그들에게 적극 협력하는 상황이 다시 와서는 안되겠죠..
이 소설이 판타지가 아니라 역사로서 받아들여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