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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네 종말 탈출기
김은정 지음 / 북레시피 / 2024년 7월
평점 :
김은정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자 신작 '최씨네 종말 탈출기'는 소위 콩가루 가족의 소동극, 단합극을 그린 가족 소설입니다. 한겨레문학상, 제주 4.3 평화 문학상 등의 최종 후보작으로까지 선정되었던 작품입니다.
콩가루 집안이라 표현된 것은 소위 이혼녀, 은둔형 외톨이, 트랜스젠더 등 사회적 소수자 들이 이들 가족을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집안의 가장이라 할 수 있는 할아버지 최씨마저도 물욕을 탐하고 가족 들의 개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등 가부장적 체재의 핵심에 이른 인물입니다. 한마디로 꼰대죠...
이들 가족 중에서 가장 정상적인 인물은 이 소설의 화자 역할을 하고 있는 초등학교 1학년 손녀 '최한라' 뿐입니다. 어린이의 시각에서 한라가 바라보는 여러 가족들의 이상한(?) 모습이 무척 코믹하게 그려지며 가족은 인위적으로 뗄레야 뗄 수 없는 운명의 울타리임이 소동극으로 펼쳐집니다.
이 가족의 터전 옆에 어느날 이단 사이비 종교 시설이 들어섭니다. 십계명을 강조하는 모 종교의 아류죠... 이들이 하는 짓이 최씨 가족의 눈에 너무나 수상해 보입니다. 더군다나 최씨 가족의 길흉을 한번도 틀린 적이 없던 점쟁이 할머니가 최씨 가족이 맞게 될 종말이 멀지 않았음을 예언합니다.
이들 가족이 종말을 벗어나기 위해 벌이는 코믹한 소동과 사이비 종교 집단과의 한판 승부가 결말부를 화려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장식합니다.. 처음엔 표지를 보고 아동, 청소년 소설로 오해했지만 명백히 성인을 대상으로 쓰여진 소설입니다.
다양한 개성, 결점을 가진 가족 구성원 들의 특징이 재미있게 묘사되었고, 그들이 갈등 구조에서 벗어나 하나의 목표를 갖고 단합에 이르는 과정을 잘 그려낸 소설이었습니다. 특히나 어린 아이의 시각으로 대부분의 사건이 묘사되었기에 묘한 이질감을 느끼며 보게 된 작품이었습니다. 그게 이 소설의 숨겨진 매력이기도 하구요. 결말 부분에 느껴지는 작은 감동은 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