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을 사는 너와 죽는 나의 10가지 규칙
닌겐 로쿠도 지음, 김현화 옮김 / 마시멜로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닌겐 로쿠도의 소설, 영원을 사는 너와 죽는 나의 10가지 규칙... 불사신과 보통 인간과의 사랑을 그린 판타지 소설입니다. 영원을 살아가는 존재와 사랑을 나눈다는 이야기는 트와일라잇 같은 영화 이후로 꽤나 흔해진 클리세이기도 하지만 감동과 재미는 어디까지나 이 소재를 활용하는 작가의 몫이겠죠..

일본 내 권위 있는 문학상인 전격소설대상 입선작인데다가 급성 백혈병이란 악재를 이겨낸 작가의 작품이기에 읽기 전부터 기대되는 소설이었는데 꽤나 멋진 작가만의 세계관을 선사해 줬습니다.

이 소설은 불사신과 인간이 사랑을 지속하기 위해 10가지 규칙을 엄수해야 한다는 전제를 갖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조건 들이지만 9번 조항, 아이를 낳지 않거나 둘 이상의 아이를 가질 것..이라는 조항이 가지는 의미와 이로 인해 급전개 되는 서사가 눈길을 띕니다. 또 하나의 비극으로 이어지거나 아니면 감동으로 이어질지 계속 조마조마하며 보게 된 조항이기 때문이죠..

어려서 첫사랑을 불치병으로 잃게 된 마히루는 누군가를 잃게 되는 것이 두려워 일부로라도 사랑이 다가오는 것을 멀리하는 인물입니다. 그에게 우연한 만남으로 다가온 기리히토... 영원히 죽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기리히토는 마히루에게 참으로 완벽한 상대였습니다.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이들의 사랑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결혼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그렇지만 9번 조항이 역시나 문제였습니다. 아이를 둘 이상 낳으면 그 아이들은 평범하게 보통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게 되지만 하나인 경우 종족 보존 유전자가 발현되며 그 아이 또한 불사신의 몸이 됩니다. 인간들과 맺은 조약, 더 이상 불사신의 숫자를 늘리지 않겠다는 중요한 규약을 위반하게 되는 것이죠. 그 아이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졸지에 자식을 잃게되는 마히루와 기리히토의 결단은 어떻게 실현될까요?


자신은 노화와 죽음이란 자연스런 과정을 밟게 되지만 영원히 젊은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파트너를 곁에 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커플이 겪는 애로 사항만 봐도 그러한데 실제 이런 일이 존재하게 된다면 서로에게 언젠가는 큰 상처로 남게 되겠죠.

그럼에도 이 소설은 이러한 부분을 굉장히 감동적이고 설득력 있게 그려냅니다. 현실 속에선 결코 실현될 수 없는 판타지이기에 더욱 아련하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말 대학로 공연 관극이 잇달아 있어 오고 가는 버스 탑승 시간과 공연 사이 여유 시간에 읽고자 했는데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재미 또한 상당했던 소설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